하이델베르크 대학교, 639년 역사의 시작 [김정한의 역사&오늘]
1386년 10월 18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386년 10월 18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특별 미사가 거행됐다. 이 학교의 639년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이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의 탄생이자, 신성 로마 제국 내에서는 프라하, 빈 대학교에 이어 세 번째로 유서 깊은 고등교육 기관의 시작이기도 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는 파리 대학교를 모델로 삼아 신학, 법학, 철학으로 출발했다. 곧 의학부가 추가되어 중세 대학의 전형적인 4개 학부 체제를 갖췄다.
초대 총장으로는 네덜란드 출신 마르질리우스가 선출되었고, 교수진은 주로 파리와 프라하에서 초빙되어 초기 대학의 학문적 토대를 다졌다. 대학의 모토인 '셈페르 아페르투스'(Semper Apertus)는 '언제나 열려 있는'의 의미로, 이후 오랜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이 된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는 종교개혁 시기 신교 대학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학문적 활력을 얻었다. 하지만 30년 전쟁과 왕위계승전쟁 등의 전란 속에서 수차례 폐쇄와 재개를 반복하며 시련을 겪었다.
대학이 안정적인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19세기 초 바덴 대공 카를 프리드리히의 지원 덕분이다. 1805년, 설립자 루프레히트 1세와 부흥에 기여한 카를 프리드리히의 이름을 딴 '루프레히트-카를 대학교'로 개명하며 부활했다. 이후 훔볼트 이념의 영향을 받아 연구와 교육이 통합되는 현대적 연구 중심 대학으로 변모했다. 특히 19세기 말부터는 자연과학부가 추가되며 학문 영역을 확장했다.
오늘날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는 인문학, 사회과학, 의학은 물론 생명과학 등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2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 최고의 연구 대학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 위상은 학문적 업적뿐만 아니라, 도시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대학 구성원일 정도로 도시 전체의 정신적, 경제적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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