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개도국서 선진국으로…29번째로 OECD 입성 [김정한의 역사&오늘]
1996년 10월 11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96년 10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사회는 만장일치 대한민국의 29번째 회원국 가입을 승인했다. 세계 경제사에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이 결정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울타리를 벗어나 선진국 클럽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렸음을 의미한다. 12월 최종 가입 절차를 앞둔 이 사건은 한국 경제의 질적 변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선언과 같았다.
OECD 가입의 가장 큰 세계 경제사적 의미는 한 국가가 원조 수혜국에서 선진 경제 협력국으로 전환한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라는 점이다. OECD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이유는 회원국들이 인권, 민주주의, 시장 경제 등 보편적 가치와 국제 기준을 준수하며 정책을 조율하는 협의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시작해 불과 반세기 만에 이 클럽에 합류, '한강의 기적'이 서구 자본주의 모델의 성공적인 아시아 변형판임을 입증했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이자, 성장 모델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OECD 가입은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강제적 이정표 역할도 했다. 한국 경제 시스템 전반에 국제적 투명성과 개방성을 요구하는 거대한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금융·외환 시장의 자유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특히 이는 이듬해 닥친 외환 위기(IMF 구제금융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OECD 가입을 통해 급격히 노출된 국제 경쟁 환경은 한국 사회에 거대한 충격을 줬으나, 동시에 경제 민주화와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한 한국이 세계 경제 시스템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공식화한 사건이었다. 동시에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 역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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