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천사"…韓 간호사 251명 첫 서독 파견 [김정한의 역사&오늘]
1966년 10월 2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66년 10월 2일, 대한민국 간호사 251명이 서독으로 첫 파견길에 올랐다. 이들의 출국은 단순한 해외 취업이 아니었다. 당시 심각한 실업 문제와 외화 부족에 시달리던 국가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인력 수출이었다.
1960년대 초반, 정부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며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지만, 부족한 외채와 외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독은 1963년부터 한국 광부를 받아들인 데 이어, 간호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간호사 파견을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외화 획득의 기회로 삼았다.
서독에 도착한 간호사들은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독일인들이 기피하던 3교대 근무와 고된 병동에 배치되며 고난을 겪었다. 특히 지방의 작은 병원에 뿔뿔이 흩어져 호스피스나 정신병동 등 힘든 분야에서 일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뛰어난 근면성과 헌신적인 간호 태도로 독일 사회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힘든 업무 속에서도 환자를 극진히 돌보는 한국 간호사들의 모습은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들의 노력은 조국 경제에 결정적인 성과를 가져왔다. 간호사들은 힘든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을 매달 꼬박꼬박 한국으로 송금했다. 이 외화는 당시 한국의 경제 개발 자금으로 활용돼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이들이 송금한 외화는 1960~70년대 한국 외화 수입의 주요 원천 중 하나였다.
1977년까지 1만 명이 넘는 한국 간호사가 서독으로 파견됐다. 이들은 경제적 기여를 넘어, 성실하고 우수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었다는 외교적, 문화적 성과도 남겼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은 가난했던 조국을 일으켜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의 자립과 성장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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