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브로드웨이 초연 [김정한의 역사&오늘]
1957년 9월 26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57년 9월 26일, 뉴욕의 윈터 가든 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뉴욕으로 옮겨온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롬 로빈스의 역동적인 안무, 레너드 번스타인의 혁신적인 음악, 스티븐 손드하임의 날카로운 가사, 그리고 아서 로렌츠의 가슴 아픈 대본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번스타인이 스페인 리듬을 활용해 '제트파'와 '샤크파' 두 갱단의 긴장감을 표현한 음악은 뮤지컬 역사상 전례 없는 시도였다.
'마리아' 역의 캐럴 로렌스, '토니' 역의 래리 케르트, '아니타' 역의 치타 리베라 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였다. 이들은 기존 뮤지컬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거친 현실 속 청춘들의 아픔과 절망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썸씽즈 커밍'(Something's Coming), '마리아'(Maria), '투나잇'(Tonight) 등 주옥같은 넘버들은 이미 관객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초연 직후 평단의 극찬과 함께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일부 비평가들은 비극적인 결말과 어두운 주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작품이 뮤지컬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이후 뮤지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뮤지컬이 오락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음악, 안무, 대본, 조명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서사를 강화하는 '통합 뮤지컬'의 전형을 제시했다.
특히 이 작품이 던진 인종 갈등, 빈곤, 폭력 등의 사회적 화두는 '렌트', '해밀턴' 등 현대 뮤지컬들이 현실을 반영하고 시대를 비판하는 데 영감을 줬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뮤지컬의 예술적 경계를 확장하고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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