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미술의 요람, 과천 시대의 개막 [김정한의 역사&오늘]
1986년 8월 25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6년 8월 25일, 경복궁 덕수궁 석조전 별관에 자리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이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전해 문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경복궁에서 처음 개관했고,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별관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현대 미술관의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공간이 매우 협소했다. 이에 정부는 국제적 규모의 시설을 갖춘 새로운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최종 이전지로 과천 서울대공원 부지가 선정됐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7만여㎡에 달하는 넓은 부지와 야외 조각장, 첨단 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미술관으로 설계됐다. 이는 건축가 김태수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었다. 미술관 건물은 한국 전통 건축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곡선과 직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했다. 또한 건물 주변에는 조각 공원과 야외 전시장이 조성돼 자연 속에서 예술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새로운 미술관은 2개의 야외 조각 공원과 7개의 상설 전시실, 그리고 특별 전시실을 갖췄다. 특히, 항온·항습 시스템과 같은 첨단 시설을 도입해 귀중한 미술품을 최적의 상태로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실과 자료실을 확충해 미술 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미술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개관을 기념해 '한국 현대미술전'과 '세계 현대미술전'이 동시에 열렸다. 개관 첫날, 미술관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다양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미술관이 대중적인 문화 공간으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과천 이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미술의 대중화를 이끄는 중요한 첫걸음이었다. 또한 한국 근대미술의 정체성 확립의 바탕 위에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오늘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준 높은 다양한 전시로 국민들의 문화 향유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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