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소리가 동시에 전달되는 '마법 상자'의 등장 [역사&오늘]

1954년 7월 30일, 텔레비전 수상기 한국에 첫선

한국 최초의 국산 TV 금성사(현 LG전자)dml 'VD-191' 모델. (출처: 문화재청, KOGL Type 1 <http://www.kogl.or.kr/open/info/license_info/by.do>,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54년 7월 30일, 우리나라에서 텔레비전 수상기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다. 이는 당시로서는 꿈같은 신기술은 단순한 기계의 등장을 넘어, 국민들의 삶과 문화를 송두리째 바꿀 영상 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당시 텔레비전 수상기를 공개한 곳은 미국의 RCA사 한국대리점(KORCAD)이었다. 라디오조차 귀한 시절이었던 당시, 움직이는 영상과 소리가 동시에 전달되는 '마법의 상자'는 장안의 큰 화제였다. 많은 사람이 호기심과 경이로움 가득한 눈빛으로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텔레비전의 세계 최초 발명자는 존 로지 베어드다. 그는 1925년 10월 2일 런던의 한 백화점에서 움직이는 흑백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전송했다. 1927년 9월 7일에는 미국의 발명가 필로 테일러 판스워스가 전자식 텔레비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그로부터 27년 후 텔레비전 수상기가 한반도에 상륙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텔레비전은 엄청난 사치품이었다. 대중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본격적인 방송 시대를 열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였다.

1956년 5월 12일,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상업 텔레비전 방송국인 HLKZ-TV(대한방송)가 정식으로 개국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텔레비전 방송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는 훗날 KBS, MBC, T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의 설립과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1966년 8월, 최초의 국산 TV인 금성사(현 LG전자)의 'VD-191' 모델이 등장했다. 19인치 흑백 진공관의 이 TV는 6만 8000원으로, 쌀 약 27가마에 해당하는 엄청난 고가였다. 이는 단순한 가전제품의 등장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적인 TV 생산국으로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 순간이었다. 오늘날 전 세계 TV 브랜드의 1위(삼성전자)와 2위(LG전자)는 모두 한국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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