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영원한 동심의 옹호자 [역사&오늘]

1931년 7월 23일, 아동문학가 방정환 사망

소파 방정환. (출처: Unknown author, 1938,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31년 7월 23일, 한평생 어린이 인권 향상에 헌신했던 방정환이 사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자 '어린이'라는 호칭을 정립하며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준 인물이다.

방정환은 1899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연극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1918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법과에 입학했으나, 곧 문학의 길로 전향해 1920년 일본 도요대학 철학과에 유학하며 아동문학 및 아동심리학을 깊이 연구했다. 이 시기, 그는 서구의 아동 중심 사상에 눈을 뜨고 이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고자 하는 열망을 키웠다.

귀국 후 1923년, 방정환은 한국 최초의 어린이 문화 운동 단체인 '색동회'를 창립하고, 한국 최초의 어린이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다. '어린이'지는 당시 어린이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동화, 동시, 번역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정서적 성장을 도왔다.

그가 직접 쓴 동화들도 쉬운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만년 샤쓰', '형제 별', '잘못과 실수' 등이 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는 작품들이다.

방정환은 어린이날 제정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1923년, 그는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하며 어린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어린이는 미래의 주인공이며, 그들에게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그의 외침은 암울했던 시대에 큰 울림을 줬다.

하지만 열정적인 활동으로 인해 방정환은 건강이 쇠약해졌다. 끊임없는 창작 활동과 전국적인 강연, 그리고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어린이 운동을 이어가야 했던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렸고, 결국 33세에 신장염과 고혈압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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