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소용돌이 속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비극적 몰락 [역사&오늘]
1918년 7월 17일, 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 사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8년 7월 17일, 러시아 제국의 차르 니콜라이 2세와 그의 가족이 예카테린부르크의 이파티예프 하우스에서 볼셰비키 세력에 의해 처형됐다. 러시아 혁명의 격동 속에서 일어난 이 사건으로 로마노프 왕조의 300년 통치는 종지부를 찍었다.
니콜라이 2세는 1894년 즉위 이래 여러 정치적 실책으로 사회적 불만을 야기했다. 특히 1905년 '피의 일요일 사건'과 러일전쟁에서의 패배는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여기에 요승 라스푸틴의 국정 농단 방관 등은 황실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켰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난도 혁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결국 1917년 2월 혁명이 일어나 니콜라이 2세는 강제로 퇴위됐다. 이후 러시아는 임시정부와 볼셰비키 세력 간의 권력 다툼으로 혼란에 빠졌다.
이에 볼셰비키 지도부는 황실 가족이 구출되어 반혁명 운동에 이용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볼셰비키는 황실 가족의 처형을 서둘렀다. 니콜라이 2세, 황후 알렉산드라, 그리고 그들의 다섯 자녀인 올가, 타티아나, 마리아, 아나스타샤, 알렉세이 황태자를 포함한 온 가족이 잔혹하게 살해됐다.
한때 니콜라이 2세의 막내딸인 아나스타샤 공주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훗날 몇몇 여성은 자신이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벌였다. 그중 '애나 앤더슨'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는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창조되며 아나스타샤 신화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이루어진 DNA 분석 결과 니콜라이 2세의 일가족은 몰살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애나 앤더슨을 비롯한 아나스타샤를 사칭한 모든 주장들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기극은 로마노프 왕조의 비극적인 종말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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