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C 가장 격렬했던 전쟁 중 하나인 베트남 전쟁의 종결 [역사&오늘]

4월 30일, 사이공 함락으로 남베트남 소멸

베트남 패망. (출처: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1975.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군이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을 점령하면서 길고도 고통스러웠던 베트남 전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탱크가 통일궁의 정문을 부수고 들어가 남베트남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는 장면이 전 세계에 송출됐다.

수십 년에 걸친 복잡한 갈등은 제국주의, 냉전의 이념적 대립, 그리고 베트남 민족주의의 열망이 뒤섞인 결과였다. 프랑스의 식민 지배에 맞선 투쟁에서 시작된 전쟁은 미국이 개입하면서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되었고, 동남아시아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남베트남을 지원하며 막대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했지만, 국내외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다. 수많은 젊은 미국인들이 전쟁터로 보내졌고, 수많은 베트남인이 목숨을 잃거나 고향을 잃어야 했다. 전쟁은 미국 사회에 깊은 분열을 남겼다.

사이공 함락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군사 전략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졌으며, 냉전 시대의 한 단락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헬리콥터가 사이공의 미국 대사관 옥상에서 급하게 철수하는 모습은 전쟁의 비극과 미국의 굴욕적인 철수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전쟁의 종결은 베트남에게 평화와 통일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분단됐던 국토는 하나가 됐지만, 전쟁의 상흔은 깊었고, 새로운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정치적, 경제적 통합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수많은 사람이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야 했고, '보트피플'로 불리는 난민들은 조국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야 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라고 불리는 경제 개혁 정책을 도입해 시장 경제 요소를 적극 수용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다. 2024년에는 7.09%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당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는 사회주의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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