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실패에도 인류애·기술력으로 이뤄낸 무사 귀환 [역사&오늘]

4월 11일, 아폴로 13호 발사

달을 지나쳐가는 아폴로 13호. (출처: James Lovell, John Swigert, Fred Haise, 1970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0년 4월 11일, 인류의 다섯 번째 달 착륙을 목표로 아폴로 13호가 힘차게 발사됐다. 짐 러벨 선장, 존 스위거트 사령선 조종사, 프레드 헤이즈 달착륙선 조종사로 이루어진 세 우주비행사를 태운 우주선은 발사 후 순조로운 비행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발사 이틀 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우주선 내 산소 탱크가 폭발한 것이다.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라는 짐 러벨 선장의 다급한 보고에 전 세계는 충격과 불안에 휩싸였다. 달 착륙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순식간에 우주비행사들의 생존이라는 절박한 문제로 바뀌었다.

세 우주비행사는 산소와 전력 부족, 그리고 생명 유지 장치 손상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NASA의 관제센터와 우주비행사들은 귀환 작전을 시작했다. 달착륙선 '아쿠아리우스'를 임시 생명 유지 장치로 활용하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우주선을 운용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이었다.

NASA의 엔지니어들은 지구에서 시뮬레이션을 거듭하며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모색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제한된 정보와 자원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지시를 따랐다. 우주선 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판지, 테이프, 양말 등을 이용해 즉석에서 이산화탄소 흡수 장치를 만드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기도 했다.

지구와 달 사이의 38만 km가 넘는 거리를 표류하며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아폴로 13호의 우주비행사들은 사고 발생 6일 후인 4월 17일, 마침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극적으로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무사히 착수하는 순간, 전 세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이들의 용기와 NASA의 헌신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아폴로 13호는 비록 달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인간의 끈기와 지혜, 그리고 동료애가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아폴로 13호의 이야기는 1995년 영화로도 제작되어 다시 한번 그 당시의 긴장감과 절박함을 전 세계에 전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