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사비도성 내 사찰터서 중문·회랑터 확인
'부여 군수리 사지'서 '가구식' 기단 구조 확인…"복원 위한 중요 자료"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백제 사비기(538~660년) 주요 사찰 유적으로 꼽히는 '부여 군수리 사지'(寺址·절터)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충남 부여군과 함께 부여 군수리 사지 발굴 조사 중 중문(中門)과 남쪽 회랑(回廊)터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회랑은 사찰이나 궁궐에서 주요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지붕이 있는 긴 복도다. 이 회랑이 좌우로 연결된 게 바로 중문이다.
부여 군수리 사지는 일제강점기(1935~1936년) 당시 사찰 내 목탑터, 금당터, 강당터 등이 조사됐다. 당시 금동제 불상과 기와, 전돌 등이 출토되며 백제시대 사찰로 확인된 바 있다.
이후 2005~2007년과 2011년 추가 조사가 이뤄졌지만, 중문의 위치만 추정했을 뿐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중문터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가 처음 파악됐다.
목탑터 중심부로부터 남쪽으로 약 25m 떨어진 부분에 있는 모서리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 터를 다진 후 터보다 한층 높게 돌로 쌓는 기단석과 기와를 발견한 것이다. 중문의 기단 길이는 약 14m로 추정된다.
남회랑터에서도 기단석과 기와 일부가 확인됐다. 다만, 중문과 남회랑의 서쪽 부분은 사찰 폐기 후 축조된 백제시대 도로로 인해 심하게 파괴된 상태였다.
기단을 만든 방식도 독특하다. 목탑과 금당의 기단이 벽돌이나 기와를 세우거나 쌓아서 만든 것인데 반해 중문의 기단석은 'ㄱ'자 형태로 잘 다듬은 모서리 지대석(地臺石·하중을 지탱할 힘을 높이기 위해 놓은 돌)이다.
그 윗면에 턱이 있어 우주석(隅柱石·모서리에 세워지는 기둥 돌)을 끼우고, 그 위에 납작한 갑석(甲石)을 얹은 가구식(架構式) 기단 구조로 추정된다. 가구식 구조는 나무 가구를 짜듯이 돌로 짜임새 있게 만든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문과 회랑터는 백제 사비도성 내부에 위치한 사찰인 군수리 사지의 중심 사역 범위와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자료"라며 "특히 중문의 가구식 기단은 백제 사찰의 중문 복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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