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문화재 지정 ③] 다시 보는 '보물', 김홍도의 '씨름도'
- 김아미 기자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로 지정된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 '씨름'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단원 김홍도(1745-1816 이후)의 '씨름도'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보물 제527호인 '단원 풍속도첩'에 실린 이 그림은 18세기 조선 풍속화를 대표하는 '명작'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단원의 씨름도는 구도와 형식 면에서 파격적이면서도 완결성을 갖춘 작품으로 꼽힌다.
먼저 화면의 구도를 보면, 두 무리의 구경꾼들을 위·아래에 둥글게 배치하고 가운데 공간을 열어놓은 다음, 서로 맞붙어 힘을 겨루는 두 사람의 씨름꾼을 그려 넣어 중심을 잡았다. 크게 원 구도를 취해 안정적인 운동감을 주면서 동시에 밀도를 높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씨름꾼으로만 집중되는 시선의 피로감을 상쇄하기 위해 한 두 군데의 시선을 바깥을 향하게 했다. 화면 바깥으로 시선을 둔 채 왼쪽에 서 있는 엿장수는 구경꾼들의 관심 밖에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원형 구도에서 숨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벗어 놓은 신발은 오른쪽으로 터진 여백을 좁히는 구실을 하고 있다.
화면 속 인물들이 입고 있는 무명 옷의 질감에 맞춰 구사된 투박한 필치와, 둥글넙적한 얼굴, 동글동글한 눈매는 단원 풍속화에 묘사된 인물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처럼 빈틈없이 짜인 구성과 더불어 간결한 붓질로 인물들의 풍부한 표정과 좌중의 열띤 분위기를 묘사한 풍속화 씨름도는 김홍도의 천재적인 재능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궁중화원으로 활동했던 김홍도는 조선 후기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간결하면서도 대담한 필치로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묘사하며 풍속화의 회화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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