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안 고구려비 '현존 최고(最古) 고구려 비석'
'지안고구려비(集安高句麗碑)'가 광개토대왕 때 세운 현존 최고(最古) 고구려 비석인 것으로 중국측 첫 공식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12일 중국 지안시 박물관이 편저하고, 지린대 출판사가 출간한 '지안 고구려비'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고구려비는 호태왕(광개토대왕)이 아버지 고국양왕을 위해 세운 수묘비(守墓碑)'라고 나와있다.
이 구절은 '조선왕(祖先王)'을 위해 묘에 석비를 세웠다' 뜻으로 지안고구려비의 건립연대가 광개토대왕(374~413)때 임을 설명한다.
중국측은 비문 글씨가 표준 예서체로 광개토대왕비의 자체(字體)보다 앞선다는 근거를 보고서에 서술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구려비 3개 가운데 지안 고구려비는 중국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394~491)이 세운 광개토대왕비와 충주고구려비보다 건립 연대가 이르다.
중국학계의 이번 주장은 장푸여우(張福有) 지린성 사회과학원 부원장이 지난 1월 10일 "지안 고구려비가 장수왕 15년인 427년 정묘년에 건립됐다"며 중국 국가문물국 산하 '중국문물보'에 기고한 것과 상반된다.
중국 지안고구려비 탁본.(사진=중국문물신식망) © News1
당시 장 부원장은 비석에서 새롭게 판독한 '정묘세간석(丁卯歲刊石)'이라는 다섯 글자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 비가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한 427년(정묘년·丁卯年)에 건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식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조사단 책임자 겅톄화(耿鐵華) 퉁화(通化)사범학원 교수는 "장푸여우 부원장의 주장은 개인적 견해일 뿐, 광개토대왕 때 건립됐다는 게 조사단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연구자들은 214쪽에 달하는 보고서에 비 발견 경위와 연구과정, 비문 해석, 10여종의 탁본과 세부 확대 사진, 도판 43점을 담았다.
특히 학자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비석에 새겨진 218자 가운데 종전 140자에서 15자 늘은 총 156자의 비문을 판독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지린성에서 세 번째 고구려비가 발견된 가운데지난 1월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오바마홀 국제회의장에서 윤용구 인천도시공사 연구이사가 신발견 고구려비 검토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3.1.30 © News1 박지혜 기자
중국 지린성 지안시 마셴향 마셴촌에서 발견된 지안고구려비는 중국의 국가문물국이 지난1월 '중국문물보'에 "지린성 지안시에 고구려비 비석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게재하고, 여효규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한국고대사학회 홈페이지에 이를 게재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한국고대사학회에 따르면 발견된 비석의 높이는 173cm, 너비는 60.6~66.5cm이다. 두께는 12.5~21.5cm 이며 비신 아래 돌기모양의 뿌리는 높이 15~19.5cm이다. 비석의 총 중량은 464.5kg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부분은 삼각형, 몸통 부분은 직사각형 모양인 이 비석은 규수비의 형태를 띄고 있다. 양측면에는 글씨를 새기지 않은 2면비다. 전면에는 예서체 형식의 218자가 총 10행으로 새겨져 있다.
한국고대사학회는 1월 30일 '신발견 지안 고구려비 검토회의 결과 언론설명회'를 열고 "중국 지린성에서 발견된 지안 고구려비는 광개토대왕이 건립한, 현전하는 고구려비 중 가장 오래된 비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고대사학회 측은 "지안고구려비가 광개토대왕비보다 일찍 건립됐고 비석의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도 구체적인 어구나 표현 방식이 조금 다르다는 점에서 지안고구려비를 통해 고구려의 한자문화 수용과 전개양상 등을 구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고대사학회 초청으로 10일 방한한 겅톄화 교수와 쑨런제 지안시 박물관 연구원은 13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리는 '신발견 지안 고구려비 종합검토'학술대회에 참석해 중국 측 조사결과를 설명한다.
겅 교수는 고구려비의 진위(眞僞)문제에 대해 지안고구려비가 가짜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cho04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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