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제의 먹거리 이야기] 쉘 위 토마토?

봄바람이 불면 왠지 새콤한 음식이 당긴다. 주말에 딸과 함께 청계천 길을 걸었다. 슬슬 허기를 느껴 딤섬집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우육면 집에 들어갔다. 메뉴 중에 토마토 우육면을 보고 덜컥 시켜봤다. 토마토의 새콤한 맛과 신선함이 고기국물과 꽤 잘 어울렸다.
우리가 그다지 즐기지 않았지만 토마토를 넣은 중식 요리는 꽤 많다. 계란볶음에 토마토를 넣은 음식은 중국에서 사랑받는 요리법이다. 볶은 면과 밥에도 토마토를 넣는 요리법도 SNS에서 많이 공유되고 있다.
새콤한 토마토는 입맛을 살리는 데 제격이다. 그런데 우리 음식에서는 좀처럼 토마토를 이용한 음식을 찾기 어렵다. 한여름 먹는 콩국수에 생토마토 한 쪽을 곁들여 먹는 정도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인당 6.9㎏ 정도의 토마토를 소비한다. 그리스나 터키는 100㎏ 정도를 먹는다. 우리와 비슷한 식문화를 가진 중국은 13㎏, 일본은 9㎏를 섭취하는 것과 비교해도 소비량은 적은 편이다.
먹는 방식도 주로 생과일 위주라서 소비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가까운 일본에 가면 '수프카레'라는 국물 음식이 있다. 토마토를 포함해 각종 야채를 넣고 향신료를 넣어 진한 국물을 낸다. 인도식 전통 가람마살라 향신료에 야채 육수가 매력적이었다. 야채를 먹고 밥을 함께 곁들여 먹다 보면 국밥을 먹는 느낌도 든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인도는 1년에 26㎏ 정도 소비하며 카레, 샐러드 등 토마토가 빠지는 경우가 드물어 매우 중요한 식자재 중 하나다.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토마토 가격이 전 세계에서 급등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햄버거 업체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토마토를 빼는 정도로 넘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토마토 가격이 오르면서 모든 국민이 식재료 부족에 사회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유럽에 비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토마토 소비는 매우 적은 편이다.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에서 토마토 저장은 우리가 김장을 하는 것과 비슷한 연례행사다. 토마토가 잘 익었을 때 물에 데치거나 끓여서 씨와 껍질을 제거한다. 이것들에 바질, 소금을 곁들여서 병입하고 열소독을 해 오랫동안 먹을 식량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김장 문화가 있어 토마토 소비가 떨어지지 않나 생각도 들었다. 추운 겨울이 와도 김치로 야채를 섭취할 수 있고 잘 익은 김치가 가진 새콤함 맛도 풍부하다. 예를 들면 일본의 토마토 카레수프 대신 새콤한 김치찌개가 있고 중국의 토마토 우육면 대신 잘 익은 깍두기 국물을 섞어 먹는 국밥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육류 위주의 식사와 고령화에 따라 저염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토마토 섭취를 늘리는 건 장점이 많다. 미국 심장협회에서는 하루 1~2개의 토마토 섭취가 고혈압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토마토의 모양은 심장을 닮았다. 단면을 자르면 몇 개의 공간에 젤리 같은 과즙과 씨앗이 가득하다. 토마토의 리코펜은 혈관 건강에 좋다고 하니 육류를 즐겼던 분들은 꼭 챙겨 먹으면 좋을 것 같다.
토마토를 먹기로 결심했다면 살짝 끓인 것도 좋다. 잘 익은 찰토마토를 살짝 으깨질 정도로 끓여서 소금을 살짝 넣는다. 이걸 잘 식혀 놓으면 바쁜 아침에 바로 먹기 편하다. 라면을 끓일 때 토마토를 넣어 먹는 것도 쉽게 저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일 것 같다.
출출한 점심엔 촉촉한 치아바타에 토마토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도 잘 어울린다. 기름진 음식에서 잠시 벗어나면 몸도 가벼워진다.
우리 음식에 토마토라는 좋은 식재료를 이식해 보자. 처음엔 낯선 조합이지만 건강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직접 만드는 게 힘들다면 외식업체를 이용해 보자. 요즘 토마토를 주재료로 만든 참신한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토마토라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쉘 위 토마토(Tom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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