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눈물 닦아준 '사랑의 도구들'…소록도 유물 보존 위해 기관들 맞손

국가유산청, 국립소록도병원 등과 업무협약
"소록도,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

간호사 마리안느(왼쪽)와 마가렛(사진=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 누리집 갈무리)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소록도 푸른 눈의 천사'로 불리는 마리안느(92)와 마가렛(1935~2023)이 의료봉사에 사용한 유물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협력이 시작됐다.

국가유산청은 26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국립소록도병원, 마리안느와마가렛, 고흥군과 소록도 관련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활용과 마리안느·마가렛 관련 유물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소록도 한센인의 삶과 인권의 역사, 그리고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헌신이 담긴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록도는 한센인 강제 격리와 치료, 공동체 형성, 인권 회복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40여년간 한센인을 위해 의료봉사에 헌신한 곳으로, 인류애와 봉사의 가치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거주했던 소록도 사택은 2016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 (국가유산청 제공)

두 간호사가 치료와 간병에 사용한 의료 도구와 생활 유물은 당시 소록도의 생활상과 한센인 공동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다. 근현대 의료·인권·사회복지의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이들 유물은 지난해 국가유산청이 처음 도입한 '예비문화유산'에도 선정됐다.

예비문화유산은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가운데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은 대상을 선정해 훼손과 멸실을 막고 미래 문화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협약기관들과 함께 소록도 문화유산의 조사·목록화와 학술연구를 추진하고 국가유산 지정·등록은 물론 세계유산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협력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록도 문화유산 보존·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김연준 (사)마리안느와마가렛 명예이사장, 정충현 국립소록도병원장, 윤순호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장, 양국진 고흥부군수(국가유산청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