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권 남은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로제타 홀' 원형 복원

한지를 여러 겹 써 만든 시각장애인용 한글 교재…훼손된 본문과 표지 보강
복권기금 지원으로 처리 진행…소장처인 대구대학교 박물관으로 반환돼 전시

단 1권 남은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 '로제타 홀' 보존처리 미세가습 펼침 장면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국가등록문화유산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의 보존처리를 마쳤다고 6일 밝혔다. 연구원은 한지를 여러 겹 써 만든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를 복원해 원형의 책 형태로 다시 제본했다.

이 교재는 기름을 먹인 두꺼운 종이에 바늘로 구멍을 뚫어 만든 단 1권의 원본이다. 보존처리 전에는 표지에 로제타 홀의 자필이 남아 있었지만, 본문은 끈이 끊어지고 접힌 부분이 꺾이거나 찢어지는 등 손상이 심했다. 점자의 돌출부도 마모되거나 훼손된 상태였다.

로제타 셔우드 홀은 1897년 4점식 뉴욕 점자를 바탕으로 한글 점자를 만들었다. 그는 배재학당의 한글 학습서 '초학언문' 일부를 점자로 옮겨 평양여맹학교 학생 교육에 활용했다.

로제타 홀은 1890년부터 조선에서 여성 의료와 교육에 힘썼다. 평양여맹학교를 세우고 한글 점자를 처음 창안해 시각장애인 교육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번 교재는 우리나라 특수교육의 시작을 상징하는 유물로 꼽힌다.

단 1권 남은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 '로제타 홀' 보존처리 보강 장면

분석 결과 본문은 닥나무 인피섬유에 기름을 먹인 종이를 최소 2겹 겹쳐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표지는 침엽수 쇄목펄프에 기름을 먹인 종이였다. 연구원은 질긴 한지를 여러 겹 써 바늘로 구멍을 뚫는 제작 방식을 견디게 했고, 기름을 먹인 종이는 방수성과 매끄러운 표면을 갖춰 촉각 인식에 유리했을 것으로 봤다.

손상된 본문과 표지는 해체한 뒤 붓과 다공성 스펀지로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했다. 이어 보존성이 우수한 닥섬유 종이를 염색해 손상 부위를 보강했다. 기존 제본 끈은 후대에 덧댄 것으로 판단해 제거했다. 연구원은 제본 구멍의 형태를 근거로 표지와 본문이 함께 묶였던 원형을 고려해 새 끈을 염색한 뒤 다시 제본했다.

이번 보존처리는 복권기금 지원으로 진행했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교재의 역사적·교육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교재는 소장처인 대구대학교 박물관으로 돌아가 앞으로 전시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문화유산 특성에 맞춘 보존처리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단 1권 남은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로제타 홀' 원형 복원 전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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