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은 고래밥·초코송이"…국립한글박물관·오리온 특별협업

국립한글박물관-오리온, '한글날 한정판 과자' 선보여

'월인석보' 서체가 활용된 고래밥(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강정원)이 오리온과 손잡고 특별한 협업을 선보인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을 앞두고 오리온의 인기 과자 '고래밥'과 '초코송이'를 옛 문헌 속 한글 서체로 새롭게 디자인한 '한글날 한정판'으로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협업은 국립한글박물관이 민간기업과 직접 협력해 제품을 선보이는 첫 사례다. 특히 과자 패키지에 쓰인 글자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에서 실제로 옮겨온 것이다.

'고래밥' 한정판에는 '월인석보'의 글씨가 담겼다. '월인석보'는 세종과 세조가 지은 불경 언해본으로, 훈민정음 창제 직후 한글의 모습을 간직한 자료다. 이번 한정판에는 실제 목판본 속 '고', '래', '밥' 글자를 그대로 적용해 네모반듯하면서도 힘 있는 초창기 한글의 멋을 담아냈다.

'초코송이'에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가 직접 쓴 '자경전기'의 서체가 활용됐다. '자경전기'는 조선 왕실 3대의 효심을 기록한 문헌으로, 덕온공주의 단아한 붓글씨로 전해진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글꼴 '덕온공주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 중이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옛 문헌 속 한글을 과자 상자라는 친근한 일상 공간으로 불러낸 의미 있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산업계와 학계 등 다양한 협력을 통해 국민이 한글 문화유산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덕온공주체가 적용된 초코송이(국립한글박물관)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