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하고 안전하게' 한글박물관 28년 재개관…강정원 관장 "속도보다 안전"(종합)
소장품 피해 '전무'…"휴관에도 전시·연구·교육 등 박물관 기능은 진행"
제579돌 한글날 맞아 광화문광장서 '2025 한글한마당'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복구 공사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안전입니다. 국민이 이용하는 문화시설인 만큼 공사는 철저히 안전하게 진행하고, 건물도 튼튼하게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이 9일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2월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재개관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3년 늦춰져 2028년 10월에 재개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이 오는 2028년 10월 다시 문을 연다. 이번 복구 공사에는 총 175억 원을 투입하며, 단순히 조속한 복원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절차적 복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정원 관장은 화재 발생 이후 진행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3층 한글놀이터 천장 일부 구역은 철골보 교체 등 구조 보강이 필요하다"며 "기타 구역은 철골보와 슬래브 하부 표면처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글박물관은 오는 10월 설계에 착수해 내년 7월 착공, 2028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한다. 복구 공사는 화재로 피해를 본 3층과 건물 외벽, 기존 증축 공사(1층 교육 공간, 4층 사무실)를 통합해 진행한다. 먼저 내년도 예산에 이미 40억 원을 반영했다.
강정원 관장은 "화재 피해 복구공사로 장기간 휴관이 불가피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휴관 기간에도 전시·연구·교육 등 박물관 기능이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복구공사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휴관 기간이지만 한글박물관은 전시·연구·교육 등의 박물관의 역할을 장소를 옮겨 진행한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소장품 약 9만 점 중에서 단 1점도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에 강정원 관장 이하 임직원들은 개관 이후 지속 보완한 화재대응 매뉴얼에 따라 초기 대응을 신속 적확하게 전개했다는 후문이다.
먼저 소장자료 약 9만 점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민속박물관·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안전하게 분산 관리하고 있다. 수집·등록 업무는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서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 들어온 한글유산' 아카이브, '이달의 아카이브 산책' 신설 운영 등을 통해 자료 접근성을 확대했다.
전시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한다. 올해 '사투리는 못 참지!' 순회전은 제주에서, '근대한글연구소' 전시는 부산에서 열린다. 오는 11월에는 기획전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을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개최한다. 특히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580돌과 가갸날 100주년, 훈맹정음 100주년이 겹치는 해로, 3회의 특별전이 예정돼 있다.
특히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2025 한글한마당' 행사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글전등·한글열쇠고리 만들기, 한글문화산업전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펼치며, 강익중 작가의 한글 작품도 공개한다. 이 밖에 국제박물관포럼과 사진·손편지 공모전 수상작 전시 등 다양한 기념행사도 이어진다.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온라인과 집합 교육, 찾아가는 교육을 동시에 운영한다. 교육 장소는 문화역서울284 스튜디오와 국립민속박물관, 장애인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유관기관의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인기 프로그램인 한글놀이터는 2025년 세종시에서 새롭게 개관하고, 2026년부터는 권역별로 확산될 계획이다. 한글 및 소장품 연구 역시 활발하다. '한글문화지식 100', '쉬운 한글' 영문판 등 6종의 서적을 발간 예정이며,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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