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의 암각화', 韓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유력…12일 마침내 발표

'국보'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가유산청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에 등재될지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등재 여부는 12일(한국 시각) 오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 5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에 대한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ICOMOS), 이하 이코모스)의 심사결과 세계유산 목록의 '등재 권고'를 통지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특히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 절차를 거쳐, 이번에 이코모스로부터 세계유산 '등재 권고' 의견을 받게 됐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가유산청 제공)

이코모스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이어진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자,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의 발전을 집약하여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코모스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첫 번째 세계유산 등재기준인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이라는 점, 세 번째 등재기준인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충족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닌 유산이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다.

이 같은 권고에 따라 지난 6일 개막해 16일까지 열리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의 암각화'의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이후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종묘(1995년), 창덕궁(1997년), 화성(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 역사 유적지구(2015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한국의 서원(2019년), 가야고분(2023년) 등 총 14건의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에 등재시켰다. 또한 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한국의 갯벌(2021년)도 세계문화에 포함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및 이 두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 등 세 개 부문으로 나뉜다. 북한 금강산은 복합유산으로 신청한 상태로, 이번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로선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