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고증 논란' 성락원 명승 지정해제…'성북동 별서'로 이름바꿔 재지정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으로 '명승'에 재지정된성락원.2019.4.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으로 '명승'에 재지정된성락원.2019.4.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지난해 '부실 고증' 논란에 휘말린 서울시내 전통정원 명승 제35호 '성락원'이 26일 지정해제됐다. 하지만 성락원의 역사적·경관적 가치 등은 인정돼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으로 재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열린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심의에 따라 성락원을 명승에서 지정해제하고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으로 명승 제118호로 신규 지정했다.

앞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6월24일 "성락원은 지정명칭과 지정사유 등에서 오류가 일부 인정되는 바, 사회적 논란을 불식하고 새로이 밝혀진 문화재적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 명승에 대한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화재위원회는 "이 공간은 조선 고종대 내관 황윤명이 별서로 조성하기 이전에도 경승지(경치가 좋은 곳)로 널리 이용됐고 갑신정변 당시 명성황후의 피난처로 사용되는 등의 역사적 가치가 확인됐으며, 다양한 전통정원요소들이 주변 환경과 잘 조화돼 있어 경관적 가치 또한 뛰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얼마 남지 않은 조선 시대 민가정원으로서의 학술적 가치 등도 인정되므로, 명승('서울 성북동 별서')으로 재지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성락원은 지난해 언론에서 '부실 고증'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그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문화재청은 이후 명승 지정 과정상의 일부 문제점을 인정하고, 역사성 등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한 달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관련 문헌·자료들을 전면 발굴해 조사했고, 그 결과에 대해 관계전문가 자문회의 3회, 공개토론회, 법률자문 2회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확인했다.

조사 결과 당초 지정사유였던 조성자로 알려진 '조선 철종 대 이조판서 심상응'은 존재하지 않은 인물로 확인됐다. 그 대신 황윤명의 '춘파유고', 오횡묵의 '총쇄록' 등의 문헌기록을 확인해 조선 고종 당시 내관이자 문인인 황윤명(1844-1916)이 조성자인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갑신정변(1884) 당시 명성황후가 황윤명의 별서를 피난처로 사용했다는 기록('일편단충'의 김규복 발문,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라 이 별서가 1884년 이전에 조성된 것도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런 역사성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관계전문가 7명의 현지조사를 통해 경관성·학술성 등 명승으로서의 가치도 재조사했다.

그 결과 성락원은 자연 계류와 지형, 그리고 암석 등이 잘 어우러져 공간 구성·경관 연출 등의 측면에서 한국전통 정원으로서의 미학이 살아있는 곳으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다만 명승 지정 이후 진행된 성락원 복원화사업(2008~2009)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원형복원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와 성락원이라는 명칭을 '춘파유고'에 기술된 기록(雙流洞), 입구 바위에 새겨진 각자(쌍류동천) 등을 고려해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