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vs '스타트렉'…풍요의 디스토피아 경계

[신간] '초풍요의 시대'

'초풍요의 시대'는 AI·로봇·생명공학이 맞물려 만들어낼 문명 변화와 그 안에서 인간이 맡을 역할을 다룬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초풍요의 시대'는 AI·로봇·생명공학이 맞물려 만들어낼 문명 변화와 그 안에서 인간이 맡을 역할을 다룬다.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는 인공일반지능(AGI) 이후에도 창의성, 목적의식, 몰입이 인간의 핵심 역량이라고 본다.

저자들이 말하는 초풍요는 단순히 물질이 넘치는 상태가 아니다. AI와 로봇공학, 생명공학 같은 기하급수 기술이 결합해 재화와 서비스 생산비를 낮추고 정보·교육·의료·에너지의 접근성을 넓히는 사회를 가리킨다. 인공일반지능을 넘어 초지능(ASI)으로 향하는 흐름이 이 변화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담았다.

책의 첫 부분은 기술 발전을 '초가속'의 관점에서 읽는다. 디지털화, 잠복기, 파괴적 혁신, 무료화, 소멸화, 대중화로 이어지는 '6D'를 통해 기술이 일상에 퍼지는 과정을 짚고, 풍요를 판단할 때 필요한 검증 기준을 함께 다룬다. 기술이 빠르게 변해도 인간의 인지와 판단은 그 속도를 쉽게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AI 혁명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1956년 AI의 탄생부터 딥러닝, 트랜스포머 혁명, 2024~2030년의 지능 폭발까지를 흐름으로 제시한다. '인간보다 10억 배 더 똑똑한 존재'라는 장 제목 아래 AI 에이전트와 인간의 공존, AI 이후의 삶을 둘러싼 질문을 이어간다.

기술 융합이 바꾸는 현장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AI와 장기 재생 기술은 장기 부족 문제를, AI와 휴머노이드는 노동의 한계를, AI와 위성 데이터는 지구 관측의 범위를 넓히는 사례로 놓인다. 합성생물학, 태양광 전력망과 결합한 AI도 의료·생태·에너지 영역의 변화를 보여주는 축이다.

풍요의 가능성만 다루지는 않는다. '풍요의 디스토피아'에서는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문제, 디지털 중독, 불평등, 기술이 만든 대평준화, 초지능과 AI 윤리를 함께 다룬다. 결핍이 줄어도 인간의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술의 혜택과 책임을 함께 묻는다.

후반부는 인간의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들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창의성, 목적의식, 몰입을 인간의 세 가지 무기로 제시한다. 로봇이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맡을수록 인간은 창의성과 상상력, 사회적 유대의 영역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초풍요의 시대'/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김태훈 옮김/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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