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르지 못한 아기 바람 '여울'의 여행기 … 동화
[신간] '여울'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여울'은 하늘로 날지 못한 아기 바람이 두더지와 여우를 만나며 자기 방식으로 흐르는 이야기를 담는다. 송호정은 여름 들판과 개울을 배경으로 바람의 모습과 맛을 상상하게 한다.
다른 바람들이 들판을 박차고 하늘로 오를 때 아기 바람 여울만 홀로 남는다. 여울은 더위를 피해 땅 위로 올라온 두더지와 마주친 뒤 다시 뛰어보지만, 멀리 날지 못하고 두더지 머리 위로 떨어진다.
짧은 바람에도 부채질하던 두더지의 더위는 가신다. 여울은 날아오르지 못했다는 걱정보다, 어디든 시원하게 흘렀다가 돌아올 수 있다는 자기 이름의 뜻을 받아들인다.
이야기의 무대는 초록 들판과 뭉게구름, 휘도는 개울, 여름밤으로 이어진다. 바람은 하늘을 오르는 존재만이 아니라 땅과 물가를 지나 주변의 공기를 바꾸는 존재로 그려진다.
여울은 자신을 '여우'로 잘못 알아들은 여우와도 만난다. "바람은 무슨 맛일까?"라고 묻는 여우의 등장은 여울을 두더지 집에서 더 먼 곳으로 떠밀고, 흐르다 되돌아오는 여정에 유쾌한 장면을 더한다.
책은 보이지 않는 바람의 빛깔과 모양, 맛을 차례로 떠올리게 한다. 처음 들판에 남은 아기 바람도 바람인지 묻는 장면은 여울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과정을 따라가게 한다.
'너울너울', '산들산들', '솨', '휘이' 같은 말은 바람의 움직임을 소리로 옮긴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여울이 들판과 하늘, 물살을 오가는 장면을 하나의 여름 풍경으로 묶는다.
송호정은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단명소녀 투쟁기', '고고의 구멍', '삼색도'를 썼으며, 겨울을 배경으로 한 '눈사람 마을의 아이스크림'에 이어 여름을 다룬 그림책을 냈다.
그림을 맡은 이경아는 섬유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뒷산 한 바퀴'를 시작으로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여울의 흐름을 따라 바람을 감각하고 상상하는 질문을 남긴다.
△ 여울/ 송호정 글/ 이경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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