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가의 '진짜 나' 찾기"…에두아르 르베 대표작 10년 만의 귀환
[신간] '자화상'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 직전 자신의 원고를 넘긴 프랑스 작가 에두아르 르베의 대표 소설이 10년 만에 새 옷을 입고 국내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소설가 정영문의 새 번역을 거쳐 그의 대표작 '자화상' 개정판을 선보인다.
이번 재출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삶과 예술을 극단적으로 하나로 묶어낸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다. 르베는 핵심을 일부러 빼버려 오히려 본질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사진과 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자살' 원고를 마친 뒤 열흘 만에 스스로 세상을 떠나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책은 감정이나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뺀 채 떠오르는 문장을 마구 늘어놓는 독특한 방식을 쓴다. 감정이 솟구치는 고백이 넘쳐나는 요즘 문학계에서, 가장 실험적인 방법으로 사람의 본모습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영문은 과거 유명 아방가르드 출판사 대표에게 르베의 강렬한 삶과 책을 소개받은 뒤 국내에 이 작품을 처음 가져왔다고 기억을 돌이켰다. 추천사를 쓴 소설가 한유주 역시 끊어진 문장들을 읽다 보면 독자 스스로 자기 모습을 비춰보게 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 책은 개인의 깊은 슬픔에 빠지는 대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자극적인 이야기와 과장된 감정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오히려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선사한다.
△ 자화상/ 에두아르 르베 글/ 정영문 옮김/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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