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은 전력망에서 결정된다"…인프라로 보는 AI
[신간] 'AI 전력 전쟁'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AI 전력 전쟁'은 생성형 AI 확산이 드러낸 새 병목을 반도체가 아닌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찾는다. 저자 이재훈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의 움직임과 한국의 전력 구조를 함께 짚으며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알고리즘에서 전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 책이 먼저 붙드는 질문은 왜 AI 경쟁의 승부처가 GPU 확보를 넘어 전력 확보로 이동했느냐다. 저자는 데이터센터 부지와 송전망, 냉각 설비, 발전 자산이 함께 묶인 물리적 인프라가 이제 AI 산업의 핵심 자산이 됐다고 본다.
초점은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AI 데이터센터의 차이에서 선명해진다. 책은 학습과 추론이 서로 다른 전력 사용 패턴을 만들고, GPU·TPU·HBM·인터커넥트가 얽힌 초고밀도 연산 구조가 전력 수요와 냉각 부담을 함께 끌어올린다고 설명한다.
1장은 이 같은 구조를 데이터센터 설계의 문제로 풀어낸다. 공랭과 수랭, 액침 냉각의 차이부터 송전망과 변전소, 입지 조건까지 짚으며 AI 확장이 소프트웨어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를 보여준다.
2장에서는 코어위브와 테라울프, 네비우스, 아이렌 같은 기업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버 임대나 운영을 넘어 전력 계약과 부지 확보, 발전 기반까지 경쟁력으로 삼으면서 AI 산업 안에서 새로운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는다.
3장은 빅테크의 전력 전략으로 시선을 넓힌다. 구글의 장기 전력구매계약, 마이크로소프트의 원자력 연계 구상, 엔비디아 GPU 로드맵이 불러온 전력 밀도 경쟁,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활용을 따라가며 칩 회사와 플랫폼 기업이 전력 시스템 설계에 깊숙이 들어오는 흐름을 묶는다.
책의 후반부는 이 변화가 한국에 던지는 과제로 넘어간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가 맞물린 전력 수요, 송전망 확충 속도, 전력망 운영 구조,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결합 문제가 한국의 AI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저자 이재훈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선임연구원으로 기업 협력과 정책 지원 업무를 맡아왔고, AI·모빌리티·우주산업과 딥테크 산업정책을 연구해왔다. 아울러 필명 '드라이트리'로 기술·산업 분야 글쓰기를 이어왔다.
'AI 전력 전쟁'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더 정교한 알고리즘보다 그것을 오래, 크게, 안정적으로 돌릴 전력 인프라를 누가 확보하느냐가 다음 경쟁의 기준이라는 점이다.
△ 'AI 전력 전쟁'/ 이재훈 지음/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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