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깨달을 수 있나요" …AI가 설교하고 명상하는 시대을 살핀다
[신간] '종교 AI의 철학'…AI 시대 종교의 기능과 가능성
김영진 교수 "AI에 관한 실질적인 학문적 접근과 연구는 아직 산발적이고 파편적"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종교 AI의 철학'은 인공지능이 종교적 명상과 종교적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묻고 종교 AI의 의미와 가능성을 파고든다. 저자 김영진은 AI가 인간의 인식과 기억, 예견을 닮아가는 시대에 종교의 기능과 초월성도 함께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짚는다.
AI가 삶의 해법을 빠르게 제시하는 시대에 책은 종교가 밀려나는 장면만 좇지 않는다. 불교·기독교·이슬람 등 각 종교권에서 이미 활용되는 종교 AI를 출발점으로 삼아, 기술이 종교의 자리를 대체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이어받을지 질문을 세운다.
논의의 축은 '종교 AI'라는 개념 자체다. 종교의 특성과 기능을 AI에 입력했을 때 종교적 심성과 교양, 초월을 향한 지향성까지 갖춘 지능 기계가 가능한지 따져 묻는다. 인간이 그랬듯 AI도 신을 숭배하고 귀의할 수 있는지까지 시야를 넓힌다.
김영진은 미래 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학문적 토대를 먼저 점검한다. 종교학적 접근이 자기 종교 중심의 교조주의나 타종교 배척으로 흐르면 학문이라 보기 어렵다고 보고, 철학의 방법으로 종교 AI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캐묻는다.
이 과정에서 칸트, 후설, 하이데거의 문제의식이 소환된다. 책은 '무엇이 그것을 인식적으로 또는 존재적으로 가능하게 하는가'라는 물음을 붙들고 AI를 만능 도구가 아니라 사유의 대상으로 돌려세운다.
2장은 AI의 종교적 명상 수행 가능성을 중심에 둔다. 종교적 명상의 본질과 마음의 지향성을 짚은 뒤, 명상하는 기계가 던지는 철학적 화두를 따라간다.
3장과 4장은 종교 AI의 의미와 구현 가능성, 종교적 마음의 근본 유형으로 논의를 넓힌다. 인지과학적 시각에서 구현 문제를 검토하고,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의 초월적 특성을 바탕으로 종교 AI의 핵심 구성 원리를 더듬는다.
5장은 AI와 다도를 사례로 끌어와 논의를 한층 구체화한다. 기계가 내어 주는 차 한 잔의 의미, AI의 다도 수행 가능성, 다도 정신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실천의 차원에서 살핀다.
이 책은 AI를 종교적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룬 드문 사례다. 기술이 전지전능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시대에 종교는 어디까지 남고 무엇으로 변하는지, 그리고 AI가 그 경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지 묻는 데서 의미를 남긴다.
△ '종교 AI의 철학'/ 김영진 지음/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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