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90만대, 13조원대 시장…중고차 수출 현장을 해부하다

[신간]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는 연 90만 대, 13조원 규모로 커진 한국 중고차 수출 시장의 구조와 역사를 30년 흐름으로 압축한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는 연 90만 대, 13조원 규모로 커진 한국 중고차 수출 시장의 구조와 역사를 30년 흐름으로 압축한다. 저자 신현도는 송도 수출 단지의 '마당 장사'부터 매입·상품화·계약·통관·세무 정산까지 현장 실무를 데이터와 사례로 묶어 초보 사업자와 현업 종사자가 함께 읽을 지도를 내놓았다.

중고차 시장은 진입 장벽은 낮지만 오래 버티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이 책의 출발점이다. 외국어 실력이나 해외 경험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수출 가능성이 높은 차를 적정 가격에 확보하는 매입 능력이라고 짚는다. 매입과 자금, 행정 절차를 얕게 이해한 채 뛰어들면 실패가 반복된다는 문제의식이 초반을 이끈다.

책은 1998년 이전 태동기부터 1998~2010년 성장기, 2011~2018년 도약 및 안정화기, 2019년 이후 활성화기로 흐름을 나눈다. 연간 수출 대수가 40만 대, 60만 대, 80만 대를 차례로 넘어선 배경에는 전쟁과 물류, 환율 같은 외부 변수가 맞물렸다고 정리한다. 숫자 뒤의 국제 정세를 함께 읽어야 시장이 보인다는 시선이 중심축으로 놓인다.

현장 묘사는 송도 수출 단지의 '마당 장사'에서 출발한다. 판매자와 바이어가 야드에서 즉석 흥정을 벌이는 거래 방식이 한국 중고차 수출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고, 이 구조가 172개국으로 이어지는 재수출 네트워크와 맞물려 굴러간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한국인 사업자와 외국인 사업자가 한 공간에서 얽히는 장면도 함께 담았다.

시장 규모와 참여 주체를 짚는 대목에는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간다. 2023년 기준 인천항에 중고차 수출 신고를 한 업체는 4854개, 수출 대수는 54만7745대로 제시된다. 해상 운송 회사와 쇼링 업체, 통관 대행과 세무 기장 대리 업체까지 이어지는 후방 생태계도 수출업의 일부로 묶어 보여준다.

규제와 제도의 변화는 이 시장의 위험을 드러내는 사례로 배치된다. 이라크의 연식 제한처럼 사전 예고 없이 수입 규제가 바뀌면 한국 수출 업체와 현지 수입 업체가 함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2026년 1월 1일부터 중국이 등록 후 180일 미만 차량 수출 때 '수권서' 제출을 의무화한 조치도 제조사와 수출업체의 이해가 충돌하는 새 변수로 다룬다.

실무 편에서는 매입과 상품화, 바이어 발굴, 계약, 통관, 해상 운송, 세무 정산을 단계별로 나눈다. 어떤 차가 어느 나라로 나가는지, 서류와 서식은 무엇이 필요한지, 돈을 제대로 받는 과정까지 한 흐름으로 묶었다. 중고차 수출 마케팅과 정보 네트워크를 별도 항목으로 세운 점도 눈에 띈다.

저자 신현도는 1980년대 자동차 시장에 발을 들인 뒤 신차 판매와 중고차 경매, 유통, 렌터카, 중고 전기차, 차량 평가를 두루 거쳤다. 대우자동차판매 재직 시절 중고차 수출 운영과 경매장 신설 기획을 맡았고, 이후 경매장 운영과 중고차 아카데미 교육 과정 개설에도 참여했다.

△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 신현도 지음/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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