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까지 안 가도 도쿄서 고흐·모네 만난다"…일본 미술관 산책
[신간] '인상파 in 도쿄'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멀리 유럽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이웃 나라 도시에서 서양 미술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 기획자로 활동 중인 전원경 교수가 새로 펴낸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쿄를 거대한 미술관으로 재발견하게 만든다.
그동안 많은 사람은 인상주의 그림을 감상하려면 프랑스 파리나 미국 뉴욕의 유명 미술관으로 가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부수며, 도쿄가 인상파 예술을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는 숨겨진 명소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19세기 프랑스에서 피어난 예술적 변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갔는지 흥미진진하게 추적한다. 지난 20세기 초반 일본의 자산가들은 유럽을 드나들며 모네, 고흐, 르누아르 등의 명작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그 결과 현재 도쿄의 국립서양미술관, 아티존 미술관, 폴라 미술관, 도쿄 후지 미술관, 솜포 미술관 등에는 인상파의 핵심 작품들이 촘촘하게 모여 있다. 특히 신주쿠에 있는 솜포 미술관에서는 그 유명한 고흐의 '해바라기'까지 감상할 수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잡는다.
여기에 더해 과거 일본의 풍속화인 '우키요에'가 서양 화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자포니즘'이라는 거대한 유행을 이끌어낸 역사적 교류의 순간도 입체적으로 다룬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미술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한 편의 옛날이야기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그림 해설에 그치지 않고, 인상파 화가들이 치열하게 토론하고 갈등했던 인간적인 모습과 시대적 상황까지 생생하게 담아냈다.
주말을 이용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서 피카소와 마티스, 클림트 같은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큰 축복이다. 쇼핑과 맛있는 음식 위주였던 기존의 도쿄 여행을 수준 높은 문화 예술 탐방으로 바꾸어 놓는 이 책은 올여름 색다른 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 인상파 in 도쿄/ 전원경 글/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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