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공공대출권 도입 공론화" 요구…문학나눔·세종도서 개편도 논의(종합)
국립한국문학관 내년 5월 개관, 번역대학원대학 내년 9월 개교 목표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 분과 제3차 회의'를 열고 문학 창작지원과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문예지 원고료, 공공대출권, 문학나눔·세종도서, 국립한국문학관 운영, 번역 인력 양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문예지 원고료가 20년 동안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현장 지적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 35개 문예지에 연 1600만 원 정도 지원하던 사업을 내년에는 48개 문예지에 연 3000만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정부 지원이 전체 원고료 기준선을 끌어올리는 앵커 역할을 하길 기대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문예지가 작가의 데뷔와 발표 기반"이라며 "실제 작가에게 지면을 줄 수 있는 문예지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대출권 도입 요구도 나왔다. 방현석 소설가는 도서관에서 책을 아무리 빌려 봐도 작가에게는 1원도 오지 않는다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도 작곡가와 작사가에게 보상이 가는 구조와 비교했다. 그는 OECD 32개국 가운데 26개국이 공공대출권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효환 시인이자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공공대출권을 문학나눔 도서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문학은 출판 논리가 아니라 예술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며, 문학 도서를 과거처럼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장관은 한강 작가 등을 계기로 커진 해외 관심을 체계적인 전략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 수요가 2021년 156건에서 2025년 383건으로 늘어난 점에 맞춰 예산을 확대했고, 한국 고전과 현대 걸작 100선 번역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번역대학원대학 개교 일정도 앞당긴다. 최 장관은 당초 2028년으로 잡았던 개교 시점을 내년 9월로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현석 소설가는 한국 출판사가 직접 외국어판을 내는 구조도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은희경 소설가도 국내 외국어판 출판 활성화가 해외 독자 접근성을 높인다고 했다.
국립한국문학관 운영 계획도 의제로 올랐다. 최 장관은 문학관 공사가 8월 끝나고 내부 인테리어, 전시관, 기록물과 도서 등을 채우는 작업을 거쳐 내년 5월 정식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시인은 국립한국문학관의 가장 큰 문제로 접근성을 꼽았다. 그는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관 초기 관심이 지난 뒤 은평구 초중등학교 체험학습장을 넘어서기 어렵다며, 문체부가 은평구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상주작가 지원 기간을 7개월에서 9개월로 늘리고 지원 인원을 100명에서 175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문학진흥정책위원회도 다시 구성해 다음 달 중 1차 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문학번역원 직원 처우와 작가 건강보험료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 곽 시인과 정은귀 번역가는 번역원 처우 개선을 요구했고, 최 장관은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관련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최 장관은 "문학은 사람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 모든 예술의 밑바탕에 흐르는 생각의 뿌리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한국문학이 전 세계적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0일 문체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했다. 문학 분과에는 은희경, 방현석, 곽효환, 문태준, 이수지, 이낙준, 얀 디륵스, 정은귀, 김현우 등 9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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