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추격 끝에 사막 행성에 떨어진 세 사람…오준석 데뷔작
[신간] '더 셋'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더 셋'은 서로 믿지 못하는 세 무법자를 멸망 직전 행성에 떨어뜨려 생존과 추격을 한꺼번에 밀어붙인다. 저자 오준석은 현상금 사냥꾼 둘과 수배범 하나가 한 팀이 되는 역설적 구도 위에 SF와 액션, 호러 스릴러를 겹친다.
하푼과 마쉬, 테이저맨의 관계는 처음부터 협력보다 충돌에 가깝다. 모든 일을 계획대로 밀어붙이려는 하푼과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마쉬, 그리고 막대한 현상금이 걸린 수배범 테이저맨이 한 궤도에 묶이면서 이야기는 추격전의 긴장으로 출발한다.
추격의 끝에서 테이저맨이 감행한 초공간 도약은 세 사람을 함께 워프시킨다. 그들이 떨어진 곳은 바다마저 말라붙은 사막 행성이고, 한복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함선 잔해가 놓여 있다. 이 황량한 무대는 우주 활극의 배경에 그치지 않는다. 낯선 행성 탐사와 밀폐된 우주선 전투, 죽은 자가 되살아나는 공포가 이어지며 세 인물의 불안한 동맹을 계속 흔든다.
소설은 궁합이 맞지 않는 세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고도 필요에 따라 배신을 거듭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적대와 협력 사이를 오가는 관계가 버디 무비의 호흡을 만들고, 총구를 겨누던 이들이 같은 방향을 겨누는 순간이 서사의 축을 이룬다.
장르의 결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SF를 바탕에 두되 액션의 속도와 호러의 압박을 함께 끌어와 세 인물의 추격전과 괴생명체의 위협을 한 흐름으로 묶는다.
세 사람이 불시착한 행성 '더 셋'에는 주변의 수분을 끝없이 빨아들이며 행성 전체를 잠식한 거대한 나무 형태의 괴생명체가 자리한다. 멈추지 않는 팽창의 형상은 황폐해진 세계와 맞물리며 이야기의 문제의식을 더 또렷하게 드러낸다.
오준석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데 흥미를 느꼈고,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접한 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판타지와 SF 같은 상상의 세계를 창작의 바탕으로 삼아왔고, '더 셋'은 그가 처음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 '더 셋'/ 오준석 지음/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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