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길 위에서 찾은 위로"…4인의 33일 순례길 여정
[신간] '어느 멋진 도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유명 아이돌 그룹을 기획했던 대중문화 전문가 나상천이 작가로 변신했다. 그가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네 명의 주인공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야기를 담았다. 800㎞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을 33일 동안 함께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 소설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을 안고 길을 나선다. 환자의 가족이자 꿈을 쫓는 청년, 아내를 잃고 마음의 병을 얻은 사업가, 자꾸만 오디션에 낙방하는 가수 지망생, 사고 후 도망치듯 떠나온 대학생이 그들이다. 이들은 낯선 타국 땅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의 짐을 나눠 지기 시작한다.
작가는 직접 순례길을 걸으며 느꼈던 풍경과 감정을 글 속에 녹여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독자에게 마치 옆에서 같이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사이가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우정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 책은 성공이나 물질적인 가치보다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생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잠시 멈추는 선택이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지금 힘든 시기를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괜찮다는 응원을 보낸다.
이 작품은 대중문화 기획자 출신답게 음악과 음식이라는 요소를 활용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현실에 지친 이들이 부담 없이 읽으며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한 힐링 드라마다. 무거운 삶의 무게 때문에 한 걸음도 떼기 힘든 사람들에게 이 소설은 "부엔 까미노"(좋은 길이 되길)라는 인사를 건넨다.
△ 어느 멋진 도망/ 나상천 글/ 오리지널스/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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