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2쪽 벽돌책에 담았다…몽골 제국 이후의 유라시아사

[신간] '칭기스 칸에서 티무르까지'

[신간] '칭기스 칸에서 티무르까지'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칭기스 칸에서 티무르까지'는 몽골 제국의 흥망사를 담아낸 역사책이다. 저자는 칭기스 칸 사후 몽골 세계가 흔들린 이유와 그 틈에서 티무르가 질서를 재구성한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티무르를 잔혹한 정복자라는 단일 이미지로 다루지 않는다. 티무르와 계승자들이 가공했을 수 있는 기록을 경계하며 경쟁국 연대기와 서유럽 저자들의 증언 같은 바깥 시선도 함께 살피자고 제안한다. 티무르가 어떤 이미지를 남기려 했는지부터 의심하는 사료 비판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책은 칭기스 칸 이후 유라시아를 지배하던 몽골 세계에 위기가 닥친 장면부터 펼쳐진다. 원 왕조는 명의 공격을 받아 몽골고원으로 밀려났고 이란·이라크의 일칸국은 무너졌다. 중앙아시아 세력은 내부 분열에 시달렸고 흑사병까지 겹치며 위기가 가속화됐다.

권력의 공백에서 티무르가 떠오른다. 티무르는 평민 출신이지만 30여 년에 걸친 원정으로 몽골 지배자들뿐 아니라 델리 술탄과 맘루크 술탄 오스만 술탄 바예지드까지 굴복시키며 패권을 장악했다.

티무르의 급부상은 차가다이 울루스의 내부 구조와 맞물린다. 책은 차가다이 울루스가 동부와 서부로 분열됐고 서부에서는 평민 출신 군벌이 칸을 옹립하며 실권을 잡는 혼란이 이어졌다고 적었다. 티무르도 이런 조건 속에서 실권을 장악하고 강한 지배 체제를 완성한 인물로 그려진다.

후반부는 티무르 제국이 얼마나 '몽골적'이었는지 또 얼마나 이슬람의 이상에 충실했는지 비교한다. 티무르는 몽골의 관습과 전통을 계승하려 했고 동시에 무슬림 군주로서 신앙과 선전의 언어를 활용했다고 서술한다. 저자는 티무르 제국을 칭기스 칸 제국의 재건으로 단정하기보다 확장된 차가다이 울루스에 가깝다고 정리했다.

△ 칭기스 칸에서 티무르까지/ 피터 잭슨 지음/ 최하늘 옮김/ 책과함께/ 5만 8000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