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류 행복에 기여하는가?"…우주먼지 지웅배의 '우주적' 질문

[신간]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쌤앤파커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300만 유튜브 채널 '보다'와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온 차세대 천문학자 지웅배가 첫 우주 에세이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를 펴냈다.

이 책은 화려한 우주의 지식을 나열하는 기존 교양서와 궤를 달리한다. 대신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자의 자아와 사회의 잡음에 시달리는 인간의 자아가 충돌하며 빚어내는 고뇌를 솔직하게 담았다.

저자는 "나는 과연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의 '난처함'을 고백한다. 당장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은하 연구가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현실, 인간을 우주의 부산물이나 '찌꺼기 원소'로 바라보는 인류원리적 관점은 과학적 인간을 끊임없이 곤혹스럽게 만든다.

특히 저자는 과학계 내부의 기만과 무책임한 이론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챌린저호 참사에서 드러난 효율 우선주의, 입증 불가능한 다중우주 이론에 매몰된 현실 등을 짚으며 객관성의 이면에 숨은 인간의 욕망을 조명한다.

하지만 이 '쓸모없음'의 고백은 허무주의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오히려 우리가 원래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천문학적 시야'를 제안한다. 인간 중심적 가치에서 벗어나 우주의 부산물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해방되어 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이 책은 과학적 사유가 그 어떤 철학보다도 인간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광막한 어둠 속에서 서로를 보듬는 인류애를 강조하며, 천문학자의 난처함이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쓸모 있는 쓸모없음'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우주와 일상 사이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존재론적 이정표가 되어준다.

△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지웅배(우주먼지) 글/ 쌤앤파커스/ 1만 8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