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 최종후보에 이금이 작가…4월 볼로냐서 발표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로…44개국 78명 가운데 6인
그림 부문 이수지에 이어…글 부문 첫 한국 수상자 나올까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동화작가 이금이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발표한 202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후보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지명이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지부 KBBY는 지난달 30일 2026년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후보 6명을 공개했다. 이금이는 이란의 아흐마드 아크바르푸르, 칠레의 마리아 호세 페라다, 프랑스의 티모테 드 퐁벨, 미국의 팸 무뇨스 라이언, 영국의 마이클 로젠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번 후보군은 전 세계 44개국에서 추천된 78명 가운데 엄선됐다.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에서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기 위해 1956년 제정된 상이다. 2년에 한 번씩 글 작가와 그림 작가를 각각 1명씩 선정하며, 각 나라 위원회가 올린 추천 작가를 바탕으로 국제 심사위원단이 오랜 기간의 창작 활동과 문학적 성취를 함께 살펴 수상자를 결정한다.
이금이에게 안데르센상 최종후보 지명은 이번이 두 번째다. 글 부문에서 아직 한국인 수상자는 없지만, 2022년 그림 부문에서 이수지 작가가 한국인 최초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금이가 연달아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국제적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잇다.
이금이의 작품 세계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작성한 후보자 소개 글에서 세밀하게 드러난다. 협회는 소개 글에서 "이금이의 작품은 여성, 이주민, 장애인, 비전형적 가족처럼 주변부에 놓인 인물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비추며, 아동·청소년에게 해로운 성인들의 고정관념에 맞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대담하면서도 시의성이 뚜렷하고, 깊은 인본주의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금이는 1984년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 상처, 회복을 이야기해 왔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후속작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3부작,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허구의 삶' 등 작품에서 학교와 집, 또래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며 넓은 독자층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일제강점기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를 다룬 장편 3부작으로 서사의 폭을 넓혔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슬픔의 틈새'로 이어지는 연작에서 그는 낯선 땅으로 밀려난 여성들의 삶을 통해 기억과 역사, 정체성의 문제를 무겁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연작은 국내외에서 번역·소개되며 안데르센상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참고 작업으로 거론돼 왔다.
등단 42년 차를 맞은 이금이는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책을 펴내며 세대를 가로지르는 독자층을 쌓아왔다. 안데르센상 최종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재지명은 오랜 시간 아동·청소년의 눈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를 기록해 온 그의 작업이 이제 세계 어린이·청소년 독자에게까지 닿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안데르센상 심사는 각 나라 안데르센 위원회가 자국 대표 작가를 추천하면, 국제 심사위원단이 해당 작가의 작품 전체를 두루 살펴 진행한다. 이번 최종후보 지명은 한국 작가의 꾸준한 창작과 축적된 작품 세계가 국제 심사 기준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국내 출판계와 아동·청소년문학계에도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수상자는 4월 13일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기간에 열리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연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다. 시상식은 8월 6~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제40차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세계총회 중에 열릴 예정이다.
ar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