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이해 없는 능력'을 경고하다"…지적 향연의 기록
[신간] '생각이란 무엇인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현대 철학과 인지과학의 거인 대니얼 데닛이 자신의 평생 연구를 집대성한 자서전을 통해 독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이 책은 인공지능(AI)과 인간 의식의 경계가 무너지는 오늘날 "생각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평생을 바친 한 지성의 치열한 기록이다.
데닛은 전통적인 심리철학의 관습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그는 데카르트식의 "내부 성찰"이 아닌, 과학적 실험과 타자의 마음을 통해 의식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존 설, 데이비드 차머스 등 당대 석학들과 벌인 이른바 '다윈 전쟁'과 지적 격돌은 학계의 전설로 남았다. 특히 스티븐 제이 굴드, 제럴드 에덜먼 등과의 에피소드는 거장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학문적 권위주의에 대한 데닛의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데닛은 고전 AI부터 현대의 거대언어모델(LLM)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 발전의 산증인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을 학습한 AI '디지댄'과의 대결을 통해 AI가 인간의 핍진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흉내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LLM이 여전히 '이해력 없는 능력'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선을 긋는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AI의 반란이 아니라, 인간이 AI를 마음을 가진 존재로 착각하며 빠지게 될 '모조 인간의 문제'다.
데닛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핵심을 '영혼'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평가하는 '이유 추론 능력'에서 찾았다. 20세기 지성사를 관통하는 이 자서전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사회를 살아갈 우리에게 철학적 나침반을 제시한다.
△생각이란 무엇인가/ 대니얼 데닛 글/ 신광복 옮김/ 바다출판사/ 3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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