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불교음악'…비문·주악도·법구로 살펴본 국악의 역사
불교음악의 기원부터 의례·민속·치유까지 한눈에 정리한 교재
[신간] '불교음악의 세계'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음악인류학자 윤소희가 불교음악 전 분야를 한 권에 담은 '불교음악의 세계'를 내놨다. 저자는 한국과 동아시아, 남방·서북아 불교권까지 두루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불교가 소리로 퍼진 길과 여러 음악 장르·의식·기록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었다.
'소리로 전해지는 종교라는 점에서 불교에 접근했다. 저자는 고대 인도의 독송과 억양, 중국에서 만들어진 범패(불교 의식 때 부르는 소리), 수·당·송·원 시대로 이어진 의식 음악의 계보를 정리한다. 어려운 말 대신, 불교에서 음악이 공부·수행·의식을 어떻게 떠받쳤는지 사례로 설명한다.
이 책의 특징은 한국사 보는 틀을 새로 세웠다는 점이다. 4국 시대(가야·고구려·백제·신라)와 남북국 시대(발해·신라)로 나눠 우리 불교음악을 다시 읽는다. 왕조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바꾸었는지, 궁중과 민간에는 어떻게 전해졌는지 살핀다. 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의식 음악과 불곡의 흐름도 정리해 '국악과 불교음악이 서로 깊이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자료로 뒷받침한다.
역사 자료 읽기도 쉽고 또렷하게 소개한다. 비문(비석에 새긴 글), 주악도(악기 연주 장면을 그린 그림), 법구(절에서 의식에 쓰는 도구)를 차근차근 분류해 의식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소리·악기·동작이 있었는지 끌어낸다. 글로 남지 않은 음악의 흔적을 그림·조각에서 찾아 '문헌 밖의 음악사'를 복원하는 방식이다.
장르 설명은 두 갈래로 나눴다. 궁중·정악과 민속·풍속이다. 궁중 불교음악과 지금 남아 있는 레퍼토리, 영산회상과의 관계를 짚어서 설명한 이후에 산대놀이·백희가무·유랑 예인·민속·무속·상장례 속 불교음악의 흔적과 영향을 따라간다. 범패가 어떤 선율과 말소리(진언·다라니)를 쓰는지도 항목별로 풀었다.
사찰 일상의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예불문·오분향게·칠정례·반야심경, 천수경·장엄염불 같은 독송의 전승, 재(추모·공양 의식)의 형식과 지역별 전승망, 재 때 부르는 풍송조·홑소리·짓소리와 법구를 치는 방식까지 '현장 사용법'처럼 정리했다. 서울·경기·충청·영남·호남·제주 등 지역별 전승의 차이도 지도로 보여 준다.
끝부분은 오늘과 내일의 과제를 묻는다. 중국·대만·일본·인도·스리랑카·미얀마·티베트 등 권역별 의식 음악을 비교하고, 근현대 찬불가의 흐름, 장르 융합과 AI 음악, 음악치료·명상음악이 어떤 근거로 쓰이는지, 불교음악의 치유 가능성과 향후 방향까지 살핀다. 불교음악을 '옛것'이 아니라 '지금 쓰는 플랫폼'으로 보자는 제안이다.
저자 윤소희는 음악인류학자이자 국악 작곡가다. '세계불교음악 순례', '음악인류학-불교와 세계종교'는 우수학술도서로 뽑혔다. 학술 활동과 신문 연재, 유튜브 '윤소희의 음악인류학'으로 대중과도 소통하며, 한국불교음악학회 학술위원장으로 활동한다.
△ 불교음악의 세계/ 윤소희 지음/ 동국대학교출판부/ 4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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