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위기는 영혼 구조신호"…정여울 번역 소설로 만나는 '칼 융'

[신간] '서바이벌 리포트'

서바이벌 리포트 (크레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심리학의 거장 C. G. 융의 이론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입문서가 출간됐다. 작가 정여울이 번역을 맡은 이 책은 융학파 분석가 대릴 샤프의 원작으로 한다.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붕괴와 회복의 과정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담아냈다.

책은 아내와의 관계 파탄, 번아웃, 우울증으로 내면이 산산조각 난 주인공 '노먼'이 융 심리분석가를 찾아가며 시작된다. 겉보기에 성공한 중산층인 노먼의 붕괴는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과 지극히 닮아 있다.

저자는 노먼이 겪는 신경증을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동시에 잃어버린 자아를 찾으라는 '내면의 영혼이 보내는 구조신호'로 규정한다.

총 9개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노먼과 상담가의 대화를 통해 아니마, 그림자, 페르소나 같은 어려운 융 심리학 개념을 삶의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꿈 분석과 적극적 명상 등 실제 치유 기법이 스토리텔링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독자는 노먼의 여정을 따라가며 마치 직접 상담을 받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정여울은 "대릴 샤프만큼 깊이 있고 독자 친화적으로 융 심리학의 핵심을 파고든 책은 드물다"며 번역 과정에서의 희열을 고백했다.

중년의 위기는 '개성화 과정'이자 '제2의 탄생'이다. 사회적 역할인 '페르소나'에 갇혀 질식해 가던 한 인간이 자신의 어두운 내면인 '그림자'를 통합하며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 서바이벌 리포트/ 대릴 샤프 글/ 정여울 옮김/ 크레타/ 1만 7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