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명화의 진면목 엿보기"…엄선한 미술관 10곳 그랜드 투어

[신간]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탈리아'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탈리아 (더블북 제)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탈리아 여행자들의 고질적인 아쉬움이 있다. 우피치 미술관의 긴 줄을 견디고 들어가 고작 '비너스의 탄생' 앞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나오는 허무함이다. 이 책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고, 고전부터 현대까지 이탈리아 미술의 진면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그랜드 투어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지안 도슨트와 이정우 에디터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단순한 미술관 목록 나열을 거부한다.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부터 나폴리 카포디몬테까지, 이탈리아 전역의 10개 미술관을 엄선해 그 탄생 배경과 핵심 소장품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특히 나폴레옹이 '제2의 루브르'를 꿈꾸며 만든 브레라의 역사나, 카라바조에 집착했던 추기경의 욕망이 투영된 보르게세 미술관의 비화는 작품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이 책은 르네상스 거장들의 인간적인 고뇌에도 주목한다. 미켈란젤로가 교황의 수정 명령을 거부한 이유, 다빈치가 평생 단 20점의 작품만 남긴 배경 등 화가의 삶을 작품과 연결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찬란한 르네상스에 가려졌던 이탈리아 근현대 미술의 재발견이다. 프랑스 인상파보다 앞섰던 '마키아이올리 화파', 초현실주의의 뿌리가 된 조르조 데 키리코, 캔버스를 찢은 루치오 폰타나까지 다루며 이탈리아 미술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생물임을 증명한다.

이 책은 관람객 인파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거장의 작품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사한다.

△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탈리아/ 이지안·이정우 글/ 더블북/ 2만 2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