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닿은 마지막 편지"…'남겨진 이'와 '떠난 이'의 진심 나누기
[신간]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소중한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다루며 50만 부 이상 판매된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의 저자 무라세 다케시가 3년 만에 신작 소설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을 펴냈다.
이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49일 안에 떠난 이와 남겨진 이를 연결하는 세계관을 유지한다. 다만 공간적 배경을 기차역에서 우체국으로, 매개체를 직접 만남에서 편지로 바꿨다. 이는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서로를 볼 수 없기에 오히려 더 깊고 진실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고심한 저자의 의도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다섯 명의 등장인물은 우연히 '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라는 광고를 접하고 가마쿠라 해변의 평범한 우체국으로 향한다. 이 우체국에는 묘하게 믿고 싶게 만드는 3가지 규칙이 있다. 고인이 천국에 머무는 49일 동안만 편지 발송 가능, 우푯값은 편지를 보내는 사람의 자산에 따라 책정, 답장을 원하면 우푯값을 2배로 낼 것 등이다.
수입이 없는 학생은 최저 금액인 15만 엔(약 140만 원)부터 성공한 사업가는 50억 엔(약 472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내야 한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결국 전 재산을 걸거나 빚을 져서라도 마지막 진심을 전하기로 결심한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남겨진 이들의 애달픈 편지가 아니라, 떠난 이들이 보내오는 답장이다. 최애 아티스트를 잃은 팬, 은인을 배신한 남자, 학교 폭력에 시달린 학생, 반려견을 잃은 여성, 연인을 잃은 사업가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에게 도착하는 답장에는 "너 스스로를 아끼라고, 어떤 식으로든 끝끝내 살아도 된다고" 용기를 불어넣는 진심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등에 '굿 럭'(Good Luck)이라고 적힌 특별한 인형이 연관성 없어 보이던 등장인물들 사이를 돌고 돈다. 누군가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깃든 그 인형은, 떠난 사람이 남긴 사랑이기도 하고, 남겨진 사람들이 자신은 물론 또 다른 타인에게 건네는 사랑이기도 하다. 이 인형처럼 이 책은 수많은 독자 사이에서 돌고 돌며 위로는 물론 충만한 기쁨과 행복, 사랑을 널리 퍼뜨린다.
△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글/ 김지연 옮김/ 모모/ 1만 7500원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