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170여 점과 함께 읽는 발레의 역사"…탄생부터 현대까지

[신간] '발레, 미술관에 가다'

발레, 미술관에 가다 (북피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발레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역사와 명화로 발레의 모든 순간을 조명하는 인문 교양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카트린 드 메디치와 루이 14세의 프랑스 궁정에서 시작해 러시아 황실에서 화려하게 꽃피운 발레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특히 '발레리나의 화가' 에드가르 드가를 비롯하여 툴루즈 로트레크, 에두아르 마네 등 거장들이 포착한 발레의 장면들을 170여 점의 명화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무대 위의 우아함은 물론, 혹독한 레슨 시간과 무대 뒤의 치열하고 지친 모습까지 명화 속에 담긴 발레리나들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발레의 진정한 매력을 탐구한다.

책은 가장 흥미롭고 핵심적인 1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불멸의 명작 '백조의 호수'와 '지젤' 같은 유명 발레 작품, 안나 파블로바와 바츨라프 니진스키 등 전설적인 무용수들의 삶, 과학을 접목한 바가노바 교습법 등이 상세히 다뤄진다.

이 책은 발레 공연처럼 2개의 막으로 구성돼 있다. 1막 '무대가 열리다'에서는 카트린 드 메디치의 '왕비의 코미크 발레'부터 루이 14세의 발레 육성, 낭만주의 발레의 서막을 연 '라 실피드', 그리고 러시아 고전 발레의 체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흥미롭게 엮는다.

2막 '별들이 춤추다'에서는 주역 무용수들의 빛나는 이야기는 물론, 발레의 '진짜 몸통'인 '코르 드 발레'(군무)에 관한 감동적인 장을 할애한다. 완벽한 일치를 위해 땀 흘리는 무명의 무용수들에게 주목함으로써 발레를 감상하는 시선을 확장한다. 또한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등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당시 유럽의 시선과 오리엔탈리즘을 분석하며 발레 콘텐츠의 진화 과정을 짚어낸다.

한국 무용수들의 세계적인 활약과 함께 취미 발레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이 책은 발레 초심자와 애호가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깊이 있는 지적 토대를 제공한다. 발레 공연장이나 미술관에서 드가의 그림 앞에 섰을 때, 이 책의 이야기는 발레를 '천상의 예술'이 아닌 우리 곁의 살아 숨 쉬는 인문학으로 새롭게 다가오게 한다.

△ 발레, 미술관에 가다/ 한지영 글/ 북피움 / 2만 6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