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한국고전번역원, 손잡고 한국 고전문학 확산 나선다

정약용 필사본 '탁피소고' 최초 번역 착수

'정약용의 탁피소고'(籜皮小稿) 표지 (국립한국문학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립한국문학관과 한국고전번역원은 '케이-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정약용의 탁피소고'(籜皮小稿)의 번역 작업에 착수한다.

최근 국립한국문학관과 한국고전번역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고전문학의 가치를 알리고 고전문학 자료의 발굴, 번역, 연구, 콘텐츠 개발, 전문 인재 양성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의 첫 번째 성과로, 국립한국문학관이 소장한 국내 유일본인 '탁피소고'의 번역 작업이 시작된다. '탁피소고'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아암 혜장과 주고받은 시와 산문을 엮은 시문집이다. 다산의 문집인 '다산시문집'을 보완하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대나무 껍질'이라는 뜻의 '탁피'는 정약용이 강진 시절 사용한 별호 중 하나다. 이 필사본은 정약용이 소경에게 시집간 불우한 여인의 삶을 그린 360구의 장시 '도강의 소경집 아낙 이야기'(道康瞽家婦詞)를 비롯해, '다산시문집'에 누락된 초당 시절의 시가 다수 실려 있어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번역이 완료되는 내년 '탁피소고'를 '한국문학자료총서 3'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업무 협약식을 맺은 국립한국문학관( 문정희 관장왼쪽) 과 한국고전번역원 김언종 원장 (국립한국문학관 제공)

국립한국문학관은 2019년 설립 이후 국내 유일본 및 희귀본 소장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문학자료총서' 발간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22년에는 조선 전기 한양의 명소를 다룬 한시집 '한도십영'(漢都十詠)을 영인 및 국역해 첫 총서를 발행했다. 이 책은 조선 전기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로 발행돼 문학사와 역사적 가치를 모두 지닌다. 총서 2권으로는 담정 김려의 방대한 악부시집 '사유악부'(思牖樂府)를 완역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이번 협약이 "한국 고전을 현대어로 번역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양 기관이 협력해 한국과 세계 독자들에게 고전문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활용한 케이-콘텐츠 개발의 원천 자원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