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앞둔 지구에서 운명적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성장 이야기"
[신간] 하늘의 모든 새들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SF 거장인 찰리 제인 앤더스의 국내 첫 출간 작품이다. 지긋지긋한 캠핑을 피하려던 천재 소년 로런스와 마녀가 되겠다며 숲으로 들어가는 괴짜 소녀 퍼트리샤가 지구 종말을 앞두고 펼치는 이야기다.
로런스는 인류를 살리기 위해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계획하는 과학자가, 퍼트리샤는 죽어가는 자연을 살리려 인간 절멸 마법을 구상하는 마녀가 된다. 극과 극의 길을 걷게 된 둘은 서로 충돌하지만, 어린 시절 함께 성장시킨 AI '페러그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페러그린은 인류를 구하려는 과학자와 자연을 지키려는 마법사 사이에서 새로운 소통 방법을 제시하며 구원과 파멸의 경계에 선다.
작가는 "우리는 사실 성장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과거의 악몽을 이겨내는 멋진 성장'을 잘 경험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마법과 과학, 자연과 기술 등 이분법적 사고를 해체하고 복잡하게 뒤섞는다. '나무는 붉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연과 과학이라는 두 세계를 설득력 있게 연결한다.
이 책은 사춘기처럼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정한 감정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완벽한 답을 찾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며, 계속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일지 모른다"는 위로를 건넨다.
로맨틱 코미디처럼 시작해 멸망을 앞둔 지구의 운명을 담아내는 이 작품은 독보적인 신선함을 선사한다.
△하늘의 모든 새들/ 찰리 제인 앤더스 글/ 장호연 옮김/ 허블/ 1만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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