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美 FDA 국장의 경고 "2030년, 성인 절반 비만"…건강 위한 해결책은

초조제 식품과 비만의 악순환을 해부
[신간] '비만 해방'

비만 해방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전 FDA 국장이자 미국 공중보건의 영웅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A. 케슬러가 체중 증가의 원인을 초조제 식품 중독에서 찾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과학적·실천적 해법을 제시한 '비만 해방'을 펴냈다. 그는 2030년이면 성인의 절반이 비만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건강한 체중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담았다.

'초조제 식품'은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을 통칭하는 말이다. 케슬러는 고도로 가공한 초조제 식품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음식 갈망을 유발하고, 체중 조절 신경 호르몬을 변화시켜 체중 정착점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한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성인기 내내 체중이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를 불러왔다.

그는 FDA 국장 시절 담배 산업의 니코틴 은폐를 폭로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식품 산업이 초조제 식품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간편함과 풍미 뒤에는 신체 항상성 시스템을 교란해 비만을 몸의 '기본값'으로 만드는 위험이 숨어 있다.

특히 어린이는 초조제 식품 노출 빈도가 높아, 뇌에 조기 형성된 중독 경로와 평생 싸워야 한다. 유아용 분유의 옥수수 시럽 고형분, 칼로리의 67%를 차지하는 초조제 식품 섭취가 비만과 성인병 발병을 앞당기고 있다.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도 분석한다. 체중이 줄면 식욕은 늘고 에너지 소비는 줄어드는 신체 저항이 작동해, 감량 후 체중 유지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자제력과 운동량을 요구한다. 이는 '덜 먹고 운동하라'는 단순한 처방이 실패하는 이유다.

책은 회복의 열쇠로 포만감 회복을 제시한다. 저탄수화물·채식 위주 식단, 적절한 단식, 충분한 수면, 운동, 약물 등 다양한 전략을 결합해 맞춤형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면 부족은 보상 민감도를 높여 초조제 식품의 유혹에 약하게 만들며, 하루 200~450칼로리 섭취 증가로 이어진다.

비만 치료제 GLP-1의 효과와 부작용도 면밀히 검토한다.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효과가 있지만, 영양 결핍·영양실조·심박수 증가 등 잠재 위험이 동반된다. 특히 소아 대상 장기 안전성 연구가 부족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케슬러는 교육과 식품 라벨 개선, 해로운 식품 경고 표시 등을 제안하며, 음식 산업과의 전면전을 촉구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음식 중독과 항상성 붕괴의 악순환을 끊고, 건강한 체중을 되찾는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자고 강조한다.

원제는 Diet, Drugs, and Dopamine: The New Science of Achieving a Healthy Weight.

△ 비만 해방/ 데이비드 A. 케슬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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