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는 양반이 늦어도 안 기다리는 것"…모던 철도 [신간]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김지환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가 철도를 매개로 한반도의 근대사를 살펴본 '모던 철도'를 펴냈다. 책을 압축하는 말은 근대화, 수탈과 저항이다.
철도는 전통시대를 살아온 한국인에게 근대화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대표적 상징이었다. 정해진 시각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기차는 특히 근대적 시간의 개념을 뚜렷이 보여줬다. 기차가 "양반이라 해도 기다려주지 않"았고, "정해진 시각에는 반드시 출발"했으며, "늦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은 철도를 통해 지방과 수도 서울의 교류가 일어나는 광경, 근대문명을 접한 민초들의 일상, 모던걸 모던보이가 거리를 활보하고 네온사인이 환하게 빛나는 경성 시내의 풍경 등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조선왕조는 철도를 도입해 근대화를 이루려했지만 철도는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과 수탈의 도구이기도 했다. 러시아 재무상 비테는 "철도야말로 식민지를 평화적으로 정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민초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들은 조선땅에 발을 들인 기차에 돌을 던지고 철도역을 습격하는 등 반철도운동을 활발하게 벌였다.
한편 기차역은 민중들의 저항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분출시키던 장소였다. 안양역에서 달리는 기차에 돌팔매질해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에 상처를 냈던 원태우,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했던 안중근, 서울역에서 조선총독 사이토에게 폭탄 테러를 했던 강우규 등의 의거가 이를 증명한다.
지은이는 독립운동가들의 공판 속기록, 일본 순사들의 보고서, 의거가 일어난 현장을 상세히 묘사한 도면, 신문기사 등을 다채롭게 인용하며 마치 현장을 실제로 지켜보는 것처럼 충실하게 재현해냈다.
◇ 모던 철도/ 김지환 지음/ 책과함께/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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