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중 누가 가장 재미있었고 누가 따분했나

[신간]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News1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밥 돌 전 상원의원(95)이 2000년 펴낸 책이다.

제1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부터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유머와 위트 순위를 매기고, 각 대통령의 유머와 위트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반면교사인 지루하고 따분했던 대통령들의 발언들도 수록되어 있다.

먼저 저자 밥 돌은 1996년 미 대선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경합해 떨어진 후보다. 유머를 아는 대표적인 미국 정치인인 그는 표정 변화 없이 유머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NN 라이브 토크쇼를 진행했던 래리 킹은 "돌은 정치가 뿐 아니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정신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그가 대선에서 떨어진 뒤 한 유머라고 한다. "닉슨과 나는 공통이 많다. 궁핍한 시골에서 자랐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바로 그 차이 때문에 닉슨은 사람들이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이런 저자가 역대 미 대통령들의 유머 순위를 매겼으니 신뢰가 간다.

저자가 분류한 순위는 최고 순위인 '경지에 이르다'엔 링컨(개인순위 1위), 레이건(2위), 플랭클린 D 루즈벨트(3위), 시어도어 루즈벨트(4위) 대통령이 선정됐다.

두번째로 높은 '양키 위트' 그룹엔 쿨리지(5위), 케네디(6위) 대통령이, 3순위

그룹인 '솔직 담백, 과장, 무표정' 그룹엔 트루먼(7위), 린든 존슨(8위), 허버트 후버(9위) 대통령이 선정했다.

여기까지 상위권이라 할수 있다. 세 그룹 밑으로 다섯 그룹이 더 있다.

생존하고 있는 전 대통령들의 순위를 살피면 아버지 조지 H 부시가 12위, 클린턴이 17위, 지미 카터가 22위 였다.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던 전 대통령들 중에선 우드로 윌슨이 10위, 조지 워싱턴 15위, 토머스 제퍼든 16위, 아이젠하워 18위, 닉슨 25위 등이다.

하위 순위 대통령들로는, 밑에서 두번째 '고집불통' 그룹과 최하위 그룹인 '농담거리 신세' 그룹이 있다.

고집불통 그룹에는 그랜트, 제임스 먼로, 낙슨, 타일러, 앤드루 잭슨, 체스터 아서, 존 퀸시 애덤스, 존슨, 매디슨, 클리블랜드, 제임스 포크 전 대통령이 선정됐다.

농담거리 신세 그룹엔 테일러(34위), 하딩(35위), 밴 뷰런(36위), 제임스 뷰캐넌(37위), 윌리엄 해리슨(38위), 플랭클린 피어스(39위), 벤저민 해리슨(40위), 필러드 필모어(41위 최하위) 전 대통령 등이 속했다.

저자는 "유머 순위 상위그룹에 속한 대통령들이 일반적인 기준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지도자로 평가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고 말한다. 이어 "대통령의 리더십엔 통치력에 버금가는 요소로 유머감각이 요구된다"며 "최고의 지도자들은 이 두 가지를 겸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상위로 평가받은 플랭클린 루즈벨트는 "미국 국민 대부분은 유머감각과 균형감각이라는 위대한 두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 지도자들은 재치 넘치는 웃음을 구사할 뿐 아니라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줄도 알았다.

미국 대통령에겐 웃음은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웃음은 감정적인 안전밸브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치렀던 링컨 대통령은 "나는 울면 안되기에 웃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밀러드 필모어 등 최하위 대통령들의 순위는 미래를 기쁜 마음으로 보지 못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저자의 판단은 우리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그러면 최상위 대통령들의 유머를 살펴보자

1위 링컨은 라이벌이 자신을 두 얼굴의 사나이로 지칭하자 "여러분께 판단을 맡깁니다. 만일 제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면 지금 이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받아쳤다.

수많은 명구를 남긴 레이건은 말 많은 정치인들이 우글거리는 워싱턴을 이렇게 묘사했다. "소리가 빛 보다 빨리 날아다니는 유일한 도시".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가장 성공적인 정치가란 남들도 다 생각하는 것을 말한는 사람, 그것도 가장 큰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정치인을 풍자했다.

책은 역대 대통령 평가 순위, 대통령에게 유머의 의미 등 총괄적인 내용을 담은 저자의 머릿말(통치력과 유머감각)이 나온뒤 유머 순위 대통령별로 그들의 유머와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번역을 맡은 김병찬은 한국일보 정치부 국제부기자와 실리콘밸리 특파원을 지냈다.

책은 손에 쏙 들어올 정도의 작은 크기인데 분량은 500쪽이어서 두툼하다.

◇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 밥 돌 전 미상원의원 지음/ 김병찬 옮김 / 아테네/ 1만5000원

sosab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