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3주기…'세월호 문학'이 시작됐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 "김탁환 소설로 시작"
유성호 평론가 "현재 대표작가들이 천착하면 좋은 문학 나올 것"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추모객들이 철재부두 외각 철조망에 노랑 리본을 묶고 있다. 2017.4.14/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대미문의 비극인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우리 문학사의 한 장을 장식할 '세월호 문학'이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평론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가 소설가 김탁환의 단편집인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의 해설에서 "'세월호 문학'이 시작되었다"고 쓰면서 '세월호 문학'은 문학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여기에 소설가인 방현석 중앙대 교수의 중편소설 '세월'까지 최근 출간되면서 세월호 비극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데 평론가들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김명인 교수는 "'세월호 문학'은 크게 보면 세월호를 직접적으로 그린 문학은 물론이고 고통받는 자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에 대한 자각 등 참사 이후로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진 작품들까지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김탁환 작가가 특히 치열하게 세월호 문제를 쓰고 있고 방현석 작가 등도 작품을 내놓으면서 '세월호 문학'이 제대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탁환 작가의 '아름다운 그이는…'은 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 잠수사, 교사, 개그맨, 사진작가 등 세월호 참사와 직접 관련되거나 목격한 보통 사람들의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담은 중단편집이다. 방현석 작가의 '세월'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베트남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다.

그간 한국문학에는 역사의 큰 불행과 격변을 겪은 후 불행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의식의 변화를 반영하려는 문학의 흐름들이 생겨났다. 4·19혁명 후에는 김수영, 신동문 등의 시부터 시작해 최인훈의 '광장' 등까지 현실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문학 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4·19문학이 나타났다.

5·18광주항쟁은 처음에는 르포나 김준태·문병란 시인 등의 시로 형상화되다가 사태 발생 후 8년이 지나서야 1988년 홍희담의 단편 '깃발'로 서사화(소설화)되었다. 이후 광주항쟁을 다룬 문학작품들은 2014년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까지 포함해 오랜 기간에 걸쳐 '5·18문학'이라는 큰 흐름을 형성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광주항쟁은 독재정권의 억압 하에서 사건의 진상파악도 어려워 소설화 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세월호는 해석은 다를 수는 있으나 일어난 일들에 대한 증언 등의 자료가 많아 서사(소설화)작업이 상대적으로 빨리 시작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그이는…'이나 '세월' 이전에도 세월호를 다룬 문학은 다양하게 존재했다. 문인들은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분노를 담은 산문집 '눈먼 자들의 국가', 세월호 민간잠수사를 모델로 삼아 쓴 르포소설 '거짓말이다'(김탁환), 시인들이 단원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쓴 생일시 모음인 '엄마, 나야' 등을 출간했다.

르포나 인터뷰같은 기록문학까지 문학의 범위를 확대하면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최근 출간된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등까지 다양한 작품이 있다. 하지만 감성에 호소하는 시나 기록의 의미가 강한 기록문학보다는 역시 최근의 소설문학을 세월호 문학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봐야 한다는 게 평론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세월호 문학의 특징이 어떤 것이 될 것인지에 대해 평론가들은 섣부를 예단을 삼갔다.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세월호 문학의 흐름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 "작가가 넘어야 할 감정적인 과제로서의 세월호를 담은 문학은 나온 것 같으나 사회·역사적 지평에서 쓰여진 세월호 문학은 현재 모색 중인 듯하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탁환은 "세월호를 다룬 문학에는 100가지 다양한 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오랜 기간 세월호 문제를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때그때의 '운동성'을 잡을 수가 없다"며 다양하고 발빠른 대응도 중요한 세월호 문학의 형태일 수 있다고 보았다.

유성호 교수는 "광주항쟁에 대해 최윤, 임철우, 윤정모 등 1980~90년대 대표 작가들이 천착해 좋은 작품을 냈듯이 세월호도 현재의 대표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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