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문학 잡지 등단 말고 시인 되는 방법 없을까?

시집 한권 분량 투고 받아 심사후 시집출간 '삼인시집선'

유진목(왼쪽) 시인과 조인선 시인 (사진제공 삼인)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직업 문학인이 될 수 있는 '티켓'이라고 할 신춘문예나 잡지 공모를 통하지 않고서도 새로운 시인이 등장했다. 최근 삼인출판사는 투고제를 통해 '삼인시집선' 1,2권을 출간했다. 이중 한 명은 정식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실상 이 시집을 통해 시인 신고를 했다.

2013년 7월 젊은 소설가인 김도언 씨가 처음 제안하고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김혜순, 김정환이 뜻을 모아 3~5편의 시로 결정나는 신춘문예나 잡지 등단이 아니라 ‘출판사 주도로 오래 준비해 출간하는 시집'을 내자는 일종의 실험을 시작했다.

시집 한 권 분량을 채울 50∼60편의 시를 한꺼번에 투고로 받아 살펴본 뒤 역량이 확인된 시인들의 시집을 출간해 우수한 시인 지망생들을 등단 내지 재등단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곧바로 이를 알리는 기사가 언론에 나왔고 약 200명이 시집 한권 분량의 시편들을 보내왔다. 황현산, 김혜순, 김정환 세 심사위원은 3년간 매달 한두 차례씩 만나 시를 읽고 토론했다.

이들은 투고된 시들에 대해 곧바로 당락 결정을 하지 않았다. 시인 한 명당 50~60편에 달하는 투고작 전체를 꼼꼼히 살피고 가능성이 돋보이는 시 원고에는 심사위원의 메모를 덧붙여 반송하고, 고쳐 온 시 원고를 다시 심사하는 수고를 들였다. 이 공들인 과정을 거쳐 '연애의 책'(유진목)과 '시'(조인선) 두 권이 20권을 목표로 하는 삼인시집선 1, 2권의 스타트를 끊었다.

유진목(35)은 지난해 한 독립 출판사에서 시집을 내기는 했지만 신춘문예나 잡지 신인상 등으로 정식 등단하지는 않았다. 조인선(50)은 1993년 첫 시집을 낸 후 '문학과지성사' 등의 출판사에서도 시집을 내왔다.

김정환 시인은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진 시인이 대체로 5년내 첫 시집을 내지 못한다"면서 "3년에 시집 두 권을 생산한 것은 긍정적 결과"라고 말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출판사의 투자를 생각하면 크게 성공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시집 두 권이 출간됨으로써 투고도 훨씬 많아지고 투고작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기에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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