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전극진 작가 "허들 없는 디지털 시대, 데뷔 쉬워도 생계 막막"
2014 디지털북페어코리아 ‘디지털 시대의 작가를 말하다’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디지털 시대는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회입니다. 하지만 허들 없는 시장에서 기회에 비해 불안이 커요."
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4 디지털북페어코리아 ‘디지털 시대의 작가를 말하다’에서 무협만화 '열혈강호'의 작가 전극진은 디지털 시대 만화가의 형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잡지 시대에는 작품이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출판사가 판단했을 때에만 책이 된다"면서 "출판 비용이라는 허들이 있었지만 이를 통과한 작가들은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들이 무너진 지금 기회는 많아졌지만 생활은 불안하다"면서 "직업으로서의 작가와 취미로서의 작가의 경계도 분명하지 않은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공한 작가들에게 디지털 시대는 더 많은 열매를 의미했다. '열혈강호'는 1994년 연재를 시작해 20년째 진행 중인 코믹무협만화다. 지난 7월 64권이 발간됐다.
'열혈강호'는 지금까지 총 500만 부가량 판매됐다. 만화대여점 등에서 10억 회 이상 구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게임도 이용자가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30년 후 이야기를 담아 개발된 게임 ‘열혈강호2'의 유럽 30개국 수출 계약을 맺었다.
'열혈강호'의 그림을 그린 양재현 작가는 자기들을 "축복받은 작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서, 네이버 등 웹, IPTV, 앱 등 모든 곳에서 수익이 난다. 어떤 플랫폼이 나오느냐에 따라 수익구조가 계속 바뀌고 있다"면서 "10만 부를 팔던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웹툰 '패션왕' 영화판이 개봉하는데 우리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이책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양 작가는 "지하철에서 보면 태블릿과 휴대폰을 이용해 화면을 확대하고 줄이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콘텐츠를 본다"면서 "기기 사용에 이미 익숙하고 최적화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콘텐츠 자체에 충실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작가는 결국은 콘텐츠의 질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 작가는 "1994년 '열혈강호'를 처음 연재할 당시 잡지에서 '안 된다'는 장르가 SF, 무협, 판타지였다"면서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재밌게 만들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력을 키워서 그림이 완성됐을 때 짠하고 나타나겠다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의 그림에 공감하는 독자는, 성장하고 더 멋있는 그림을 냈을 때 공감하는 독자층이 아닙니다. 그건 다른 독자층이에요. 기회가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작품을 내세요. 또 신인일 때는 어렵고 거창한 이야기보다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쉬운 이야기부터 하세요. 대작이될 만한 작품이 있다면 미리 해서 망치지 마시고요." (양재현)
letit25@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