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프리미엄" 제시했지만…시장은 "성과부터"
카카오AI 2030년 매출 6조 목표…AI 사업 1조 제시
증권사 5곳 목표가 하향…카카오X '지주사 할인' 우려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카카오(035720)가 인공지능(AI) 사업회사 '카카오AI'와 투자회사 '카카오X'로 인적분할해 기업가치 재평가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중하다.
카카오는 분할을 통해 카카오AI가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 수준의 'AI 프리미엄'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놨다. 카카오X는 보유 자산을 활용한 투자와 주주환원으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인적분할 발표 이후 증권사 5곳이 목표주가를 낮췄고 이 가운데 2곳은 투자의견까지 '보유'로 하향했다. 카카오AI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데다 카카오X에는 지주회사 성격에 따른 할인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카카오는 현재 기업가치가 저평가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여러 사업과 자회사가 한 회사에 묶여 발생하는 '복합기업 할인'을 꼽고 있다. 현재 카카오의 PER은 21.9배 수준이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AI로 완연하게 AI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면 PER이 AI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배까지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카카오AI가 실제 AI 사업에서 성과를 내느냐다.
카카오는 AI 전문 별도법인으로 운영했던 카카오브레인을 본사로 흡수했고,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지원했지만 5개 정예팀에 선정되지 못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나나 AI 모델이 글로벌 모델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 기준 최신 소형언어모델(SLM) 대비 우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AI 수익화 시점도 당초 제시했던 계획보다 늦어졌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2025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를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6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AI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인적분할 설명회에서 카카오AI의 2030년 매출 목표를 6조 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현재로서는 이 가운데 AI 사업의 수익화 규모와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이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의 할인과 멀티플 하락의 주된 요인은 AI 서비스 고도화·수익화 지연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오히려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와 카카오톡 플랫폼 연계성은 카카오의 밸류 하방을 지지해 왔다"고 분석했다.
카카오X에는 지주회사 성격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이 변수로 남는다.
김도영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카카오X 산하에는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 등 테크핀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041510)·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424700) 등 주요 계열사가 들어간다.
국내 증시에서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성격의 기업에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적분할로 기존 복합기업 할인을 줄이더라도 카카오X에 별도의 할인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우려다.
이지은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X는 금융, 모빌리티, 콘텐츠 등 주요 자회사를 보유하는 지주사 성격이 강해질 전망"이라며 "NAV 할인 축소를 위해 분할 이후 명확한 자본배분 원칙을 제시하고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반응도 아직은 부정적이다. 인적분할 발표 뒤 카카오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는 5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 2곳은 투자의견도 '보유'로 하향했다.
카카오 주가는 24일 오후 3시20분 기준 인적분할 발표 전날 종가(3만 8700원)보다 7.75% 하락한 3만 5700원에 거래됐다. 인적분할 발표 당일에는 13.17% 떨어진 3만 3600원으로 마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대상(B2C) 플랫폼 사업자의 2027년 PER이 15배 이하로 하락했고 분할 후 NAV 할인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인적분할로 주주 선택권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카카오 사업부 간 시너지 제한과 카카오X의 지주사 할인율 부각 등으로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Kri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