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마음껏 못 쓴다…구글, 메타 제미나이 사용량 제한

FT "AI 컴퓨팅 자원 품귀 확인"…인프라 투자 늘리는 빅테크
인프라 확보 위한 신규 투자·종량제 과금 도입 등 이뤄져

구글, 메타의 제미나이 AI 사용량 제한(Photo by Kirill KUDRYAVTSEV / AFP)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구글이 메타의 AI 모델 사용량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조차 원하는 만큼 AI 모델을 사용하지 못하는 '컴퓨팅 병목'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구글이 지난 3월 메타에 구매하려는 컴퓨팅 용량을 모두 제공하기 어렵다고 통보하고, 메타의 제미나이 AI 모델 사용량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자체 AI 모델인 라마(Llama)를 보유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사업은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성능이 뛰어난 구글 제미나이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경쟁사 AI 모델도 내부 업무에 함께 활용해 왔다.

그러나 AI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컴퓨팅 자원이 부족해지자 외부 AI 모델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오히려 병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치로 메타의 일부 핵심 AI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결국 직원들에게 AI 토큰 사용량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뿐 아니라 다른 구글 AI 고객사들도 비슷한 사용량 제한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제미나이 활용 비중이 큰 메타의 영향이 특히 컸다고 FT는 전했다.

ⓒ 로이터=뉴스1
컴퓨팅 자원 품귀 현실화…AI 기업도 '효율' 경쟁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GPU와 서버,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지만 AI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컴퓨팅 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FT는 "구글이 대형 고객사의 모델 접근을 제한한 것은 AI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인프라 압력과 병목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AI 컴퓨팅 자원의 품귀가 현실화되면서 AI 기업들의 서비스 운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달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를 구축한 스페이스X와 다년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매달 9억 2000만 달러(약 1조 4200억 원)를 지급하고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앤트로픽도 스페이스X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기존 구독형 중심이던 AI 서비스에 종량제 과금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AI를 적극 활용해 온 기업들도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4월 직원들에게 배포한 메모에서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토큰 사용량이 많다고 해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I 업계에서는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컴퓨팅 자원 확보와 토큰 활용 효율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