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규제 글로벌 확산…韓은 플랫폼 자율정책
작년 호주 세계 첫 시행 이어 6월 영국·UAE도 "청소년 SNS 금지"
실효성·부작용도 고려해야…국내 플랫폼은 청소년 보호정책 도입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아동과 청소년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호주가 지난해 첫 금지 조치를 시행한 후 이달에는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규제의 실효성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제한 연령의 기준이나 규제 항목을 정하는 일부터, 규제를 우회하는 과정에서 청소년이 불법적인 경로에 노출되거나 사회적 교류가 단절되는 부작용 우려까지 제기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규제 집행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이에 국내 플랫폼들은 청소년 보호 기능을 강화한 자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영국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한다. 18세 미만 청소년의 야간 SNS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도 추가로 검토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냅챗,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엑스와 같은 플랫폼이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고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돌려주기 위한 폭넓은 보호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호주의 앞선 규제 모델을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SNS 플랫폼은 16세 미만 사용자의 가입과 사용 모두 차단해야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호주를 시작으로 청소년 SNS 규제는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3월 아시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아랍에미리트는 이달 18일(현지시간)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내각 결의를 통해 SNS 사용 최저 연령을 15세로 정했다.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도 SNS 연령 제한 움직임이 퍼지는 추세다.
이들 정부는 SNS가 스크린(화면) 중독과 불안·우울증을 유발하고, 선정적·폭력적 콘텐츠를 노출해 청소년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한다며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를 처음 시행한 호주에서는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NS로부터 자유로워진 것 같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규제 대상이 아닌 게임 플랫폼 등 대체재를 사용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지고 사회와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의 SNS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규제는 실효성과 부작용 등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다. 다만 규제 당국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신중함을 견지하면서도 입법 필요성에는 동감하는 모습이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3월 30일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청소년 보호는 미디어 정책의 핵심 책무"라며 "최근 전 지구적으로 (청소년 SNS 규제) 관련 입법이 이뤄지고 있고 '남의 문제만은 아니다'는 문제의식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는 청소년 SNS 규제를 담은 여러 법안이 발의돼있지만 후속 논의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7월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SNS 사업자에게 회원가입 신청자가 14세 미만 아동일 경우 승낙을 거부하도록 규정한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시기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SNS 사용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부모 동의를 받도록 하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알고리즘 게시물의 알림을 제한하도록 한다. 또 SNS 내 게시물을 알고리즘이 아닌 시간순으로 노출하도록 명시했다.
해당 법안들은 발의된 지 2년이 다 돼가도록 소관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법안 내용을 둘러싼 여야 견해차가 크지는 않지만, 과방위 여야 의원들이 방송 3법 후속 조치와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등 방송·미디어 안건 처리를 두고 여러 차례 충돌하느라 청소년 SNS 규제를 포함한 다른 안건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영향이다.
김장겸 의원실은 "현재 후반기 상임위 구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법안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국내 플랫폼들은 청소년 보호 방안을 담은 자율 정책으로 SNS 규제를 대체하고 있다.
카카오(035720)는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미성년자 자녀의 숏폼(짧은 동영상)과 오픈채팅 이용 범위를 부모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자녀 보호 설정 기능을 4월 새롭게 탑재했다. 카카오톡의 '카카오 패밀리 계정'에 등록된 보호자는 만 19세 미만 자녀의 이용 환경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보호자는 자녀의 숏폼 이용 관리 항목에서 숏폼 이용, 댓글 작성, 검색 이용 3가지 기능을 관리할 수 있다. 오픈채팅 생성과 신규 참여도 차단할 수 있다. 자녀가 만 19세 이상이 되면 자녀 보호 기능은 자동으로 해제된다.
네이버(035420)는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 전용 SNS '밴드 키즈'의 일부 국가 내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4월 26일부터 적용되는 밴드 이용약관 개정안을 통해 "밴드 키즈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 국가의 법령, 규제 또는 정책에 따라 제공이 제한되거나 일부 또는 전부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호주에서는 만 13세 미만 이용자의 밴드 키즈 가입이나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이용약관은 호주 법령에 대응하기 위해 개정됐으며, 향후 유사한 미성년자 SNS 규제를 도입하는 국가나 지역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며 "타 지역 규제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필요 시점에 추가 대응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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